내년 최저임금 5% 인상..노사 모두 '불만족'

김현주 입력 2022. 6. 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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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경기둔화 우려
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29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5.0%로 결정한 것은 최근 고물가 상황과 경기 둔화 우려 등을 두루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만 지난 정부가 임기 초반부터 약속했던 '최저임금 1만원'이 5년이 지나 새 정부 들어서도 달성되지 못하고, 앞으로 생활 물가가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영계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고물가로 인한 부담을 짊어진 가운데 최저임금까지 적잖이 올라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제8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천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보다 460원(5.0%) 높은 금액이다.

윤석열 정부 첫 최저임금 인상률로 기록된 5.0%는 올해(5.1%)보다 조금 낮다. 2018년 16.4%, 2019년 10.9%에는 못 미치지만 2020년 2.9%, 작년 1.5%와 비교해서는 높다.

문재인 정부 임기 5년간 최저임금은 6천470원에서 9천160원으로 2천690원(41.6%) 올랐다. 5년간 연평균 인상률은 7.2%였다. 해마다 최저임금을 7.2% 올린 것으로 가정하면 올해 9천160원이 됐다는 얘기다.

9천620원이라는 금액과 5.0%라는 인상률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주장한 수준과는 모두 거리가 멀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이날 제출한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의 3차 수정안은 각각 1만80원(10% 인상), 9천330원(1.86% 인상)이었다.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은 고물가로 인한 서민·취약계층의 생활고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양상 등의 상황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가 연간 4.7%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 2.2%보다 2.5%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된 수치다.

반면 대외 여건 악화로 성장 둔화를 예상하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6∼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5월의 5.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고물가 시대에 서민과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려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하지만, 과도한 임금 인상이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추 부총리는 전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조찬 간담회에서 "고임금 현상이 확산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고, 물가 안정을 위한 어떤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며 임금 인상의 자제를 요청했다.

이날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는 당분간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은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최저임금이 안정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이의 제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9천620원은 그야말로 절망·분노스러운 금액으로, 공익위원들이 예전과 달리 법정 심의 기한을 준수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졸속으로 진행한 데 대해 분노한다"며 "저임금 노동자 삶의 불평등, 더 나아가 노동 개악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최저임금제도 역사상 재심의를 한 적은 없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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