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CC 위원, 틱톡 퇴출 요청..다시 고개 든 '틱톡 위협론'

노정연 기자 2022. 6. 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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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한동안 잠잠했던 ‘틱톡 위협론’이 미국 내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FCC의 공화당 인사인 브렌던 카 위원은 지난 24일 틱톡이 수집하는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구글과 애플 최고경영자에게 틱톡 퇴출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카 위원은 서한에서 “베이징에 있는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틱톡을 통해 미국 사용자에 대한 민감한 자료를 수집했다”라며 이러한 행위가 구글과 애플의 표준 정책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과 구글에 오는 7월8일까지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제거하거나 그렇게 할 계획이 없다면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카 위원은 최근 관련 내용이 보도된 버즈피드뉴스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보도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 사이에 중국에 있는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미국 틱톡 이용자의 비공개 데이터에 반복적으로 접근했음을 시사하는 내부 회의 녹음본 내용을 다뤘다. 버즈피드뉴스는 입수한 80여 개의 녹음본을 검토한 결과 틱톡의 보안 부서 직원이 “모든 것이 중국에서 보인다”라고 말하거나, 베이징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마스터 관리자’라고 불리는 등 중국 직원들이 미국 데이터에 접근했음을 나타내는 14개의 진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틱톡은 미국 사용자들의 정보가 중국이 아닌 미국에 저장된다고 약속하며 개인 정보 유출 의혹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미국 이용자 정보를 어디에 저장하느냐와는 별개로 바이트댄스의 중국 본사에서 그 정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틱톡 측은 “미국인 사용자의 데이터 보안에 대한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사와 독립된 기관의 보안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지속해서 노력해 방어와 보안력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 레드우드 쇼어스에 위치한 오라클 본사. 틱톡은 중국으로의 사용자 정보 유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를 오라클 서버에 저장할 것이라고 밝히고 정보 이전 작업에 착수했다. AF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FCC가 앱스토어 콘텐츠에 대한 관할권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카 위원의 틱톡 퇴출 요청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FCC는 통상적으로 기업들에 통신 면허를 부여하는 권한만을 갖는 규제기관이기 때문이다.

카 위원 서한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제기된 틱톡 위협론과 통하는 것으로, 틱톡에 대한 미국 정가의 의구심과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틱톡의 미국 이용자 정보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과거 트럼프 정부는 틱톡이 수집하는 사용자의 네트워크와 위치, 인터넷 검색 정보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에 넘겨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도 이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유출할 가능성이 있는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의 감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틱톡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뿐 아니라 틱톡을 경쟁사로 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구글 유튜브 등이 틱톡에 밀려 활성 이용자 기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틱톡 입장에선 실리콘밸리의 지원을 받은 민주당이 강력한 압박에 나선다면 글로벌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틱톡은 중국 정부가 미국인 이용자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해 미국에서 수집하는 사용자 정보는 미국 업체인 오라클을 통해 관리하겠다고 밝히고 오라클 클라우드로 정보를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카 위원은 그러나 미국 사용자 정보가 100% 오라클을 통해 관리된다고 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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