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기후소송 1200여건.."앞으로도 계속 늘 것"

김한솔 기자 2022. 6. 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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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제기된 기후변화 관련 소송. 런던 정경대 ‘기후소송 글로벌 트랜드 2022’ 보고서 갈무리

지난 8년간 전 세계에서 제기된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1200여 건에 달한 가운데 정부는 물론 화석연료, 농업·식품, 운송, 플라스틱, 금융 등 여러 분야의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 소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후 소송은 각국 정부가 기후 정책을 더 강화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런던 정경대 그래덤 기후변화와 환경연구소는 30일 ‘기후소송 글로벌 트랜드 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1986년 이후 전 세계에서 제기된 기후변화 관련 소송 2002건에 대해 분석했다.

1986~2014년까지 800여 건의 소송이 제기됐는데, 2015~2022년 5월까지 제기된 소송 건수는 1200여 건에 이었다. 70% 이상의 소송이 비정부기구(NGO)에 의해 정부를 상대로 제기됐다. 많은 기후 소송이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진 최근 2년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기후 소송이 제기된 국가는 총 44개국으로, 2002건 중 1426건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나머지 576건의 소송은 이탈리아와 덴마크 등 43개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15개 국제기구에 제기됐다. 개발도상국에서 제기된 소송 건수는 88건으로 남미 지역 47건, 카리브해 지역 47건, 아태지역 28건, 아프리카 13건 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국 외 지역에서 제기된 소송 454건의 소송 결과를 분석한 결과, 54%(245건)가 “기후 행동에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네덜란드 환경단체 ‘우르헨다’ 관계자들이 2019년 네덜란드 정부를 상대로 한 기후변화 소송에서 승소한 뒤 얼싸안고 있다. 우르헨다 제공

기후 소송의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기후 목표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고, 화석연료 폐지를 주장하는 것 등을 꼽았다. 또 기후 소송은 소송 당사자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기후 정책의 진전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 확산, 정부나 기업의 행동변화 등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후 소송은 정부가 기후 약속을 집행하거나 더 강화하도록 만드는 도구가 되었다”고 했다.

화석연료 기업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농업과 식품, 운송, 플라스틱, 금융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 소송도 많아졌다. 지난해 기업을 상대로 제기된 38건의 소송 중 16건은 화석연료, 나머지 22건은 농업 등 비화석연료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보고서는 기후 소송이 앞으로 더 늘어나고 소송의 대상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 책임을 맡은 임원’ 등 개인 책임에 초점을 맞춘 소송,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피해와 관련된 국제 소송, 탄소포집 등 온실가스 제거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부 등 주요 탄소 배출국들에 대한 소송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탄소 감축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에 참여한 조아나 세쳐 조교수는 “정치인이나 이사회 구성원에게 개인적 책임을 묻는 소송들은 기후변화 관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기후 소송에 따른 리스크를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전환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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