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보고서 기한 넘긴 장관 후보..청문회서 다뤄졌을 논란들은 [뉴스+]
시한 지나 법적으론 청문회 없이 장관 임명 가능
박순애, 만취 운전·연구 실적 부풀리기·장녀 관련 등 의혹
김승희, 정치자금 유용·관사 재테크·부동산 편법 증여 등 논란 여전
이제 임명의 키는 대통령실이 쥐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청문회 없이 각종 논란에 휩싸인 두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승희 후보자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형국이다.
박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만취 운전’이다. 지난 5월30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회요청안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01년 12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1%)의 2.5배인 0.251%였다. 이에 검찰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지만 박 후보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선고유예’ 판결을 받으며 벌금조차 내지 않았다.
만취 운전 적발 당시 숭실대학교 행정학과 조교수로 근무했던 박 후보자가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았는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교육계에서 음주운전은 ‘교장 승진’은 물론 퇴직 포상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중대한 결격 사유다. 만취 운전을 했던 교육자가 징계나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고 교육부의 수장이 된다는 것 자체로 비판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 후보자는 “변명처럼 들릴 것 같아 (말하지 않겠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열리지 않아 관련 소명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게 됐다.
이 밖에도 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후보자 본인과 장녀 위장전입 △서울대 재직 시절 서울대생 장녀 장학금 수령 △장녀 전공과 무관한 연구원 근무 경력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이해충돌 의혹 등이 있다.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박순애 후보자 인사검증 TF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와 윤석열 정부에 지금까지 확인된 의혹에 대해 정확한 해명을 요구한다”며 “인사청문 검증 없이는 임명이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다.
◆김승희 정치자금으로 렌터카 도색해서 인수?
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의 핵심은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을 유용 의혹이다. 통상 남은 정치자금은 국회로 귀속되지만 김 후보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잔액은 0원이었다. 김 의원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남은 정치자금을 털어 보좌진의 격려금이나 동료 의원의 후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사 재테크와 이해충돌 위반 의혹도
‘관사 재테크’ 논란도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 차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6월 세종시 도담동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았다. 실거주 목적의 아파트 분양이었는데,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서 제공하는 관사에 거주했다. 잠시 공직을 떠났다가 2015년 4월 식약처 처장이 되어 돌아왔을 때도 ‘세종 아파트’가 아닌 처장 관사에 살았고 결국 2017년 해당 아파트를 1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고 매도했다.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은 아파트를 실거주 목적으로 특별공급을 받고 억대 차익을 남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식 조사가 진행 중인 김 후보자는 청문 대상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며 “임명되더라도 현직 장관이 수사받는 초유의 사태만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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