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삶 힘든데, 예산 드는 취임식 생략"..민선 8기 현장서 시작하는 단체장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권기정 기자 입력 2022. 6. 30. 16:13 수정 2022. 6. 30. 19: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선 8기 출범을 하루 앞둔 30일 광주광역시청 청사 벽면에 붙어있던 민선 7기에 사용한 시정 구호가 철거됐다. 강현석 기자.

1일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243명이 일제히 민선 8기 임기를 시작한다. 앞으로 4년 동안 각 지역을 이끌 단체장들이 연간 운용하는 예산은 2022년 기준 204조 원에 달한다. 17명의 광역단체장은 1인당 평균 연간 12조 원, 226명의 기초단체장은 1인당 평균 연간 8600억 원의 예산을 책임진다.

이처럼 막중한 권한을 가진 단체장들은 그동안 공무원과 주요 인사등을 초청, 취임식을 하고 본격 업무에 나서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예산이 드는 취임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현장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단체장들이 많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은 취임식을 개최하지 않는다. 김 당선인은 도지사 임기가 시작되는 1일 오전 0시 강원도소방본부 119상황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오전 직원들과 조촐한 상견례를 한다. 또 오는 8일 열리는 ‘도민의 날’ 행사와 겸해 도민들에게 취임 인사를 하기로 했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당선인도 초선이지만 취임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취임식을 통해 청사진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고물가 등으로 민생이 최악인 상황”이라면서 “빨리 업무를 시작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1일 오후 9급 공무원들과 공개 회의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직급별로 만나 정책과 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취임식을 취소하고 섬을 방문하는 것으로 재선 임기를 시작한다. 신안군은 “애초 간소하게 취임 행사를 추진했으나 역대급 가뭄으로 군민들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는 것을 고려해 행사를 취소하고 민생 현장을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군수는 “주민들과 현장에서 함께 소통하며 살고 싶은 신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재선인 김철우 전남 보성군수는 ‘봉사 활동’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1일 오전 일찍 12개 읍·면에서 동시에 추진되는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한다. 민선 8기에는 “어린이·청소년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어린이집 1일 체육 교사로 활동한다. 김 군수는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취임식은 취소하고 ‘주민의 봉사자’라는 의미를 새겨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재해 대응을 위해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간소하게 치르는 단체장도 많다.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이어지자 도청 대강당에서 진행 할 예정이던 ‘맞손 신고식’을 취소했다. 김 당선인은 도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첫 도지사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피해 발생 지역 등 현장 방문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시청 강당에서 열리는 취임식을 간소하게 진행해 30분 만에 끝낼 예정이다. 외빈 초청 없이 내부 직원만 참석하는 간결한 취임식이다. 이후 곧바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로 이동해 오전 11시부터 첫 공식 외부 일정을 시작한다.

3선의 조길형 충북 충주시장은 취임식을 매월 열리는 직원 조회로 대신한다.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도 취임 행사를 하지 않고 직원 정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3선 임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 당선인과 정명근 경기 화성시장 당선인은 간소하게 취임식을 연뒤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민선 8기 임기를 시작한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