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소득 대비 저축률 50%로 높일 '숨은 열쇠' 찾았어요"

서울앤 2022. 6. 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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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 재무상담 '영테크' 인기..상담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78점으로 높아

[서울&] [자치소식]

지난 6월24일 저녁 7시, 서울시청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서울시민청 동그라미룸에서 열린 ‘서울 영테크 원데이스쿨’ 진행 모습. 영테크 원데이스쿨은 ‘청년을 위한 재테크상담 및 교육’인 영테크 사업의 하나인데, 재무제표의 기본개념을 익히고 자기 상황에 맞게 적용해보는 현장 실습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말 시작 ‘청년 재무 상담·교육’

39살 이하 청년의 금융·자산 상태 관련

국제재무설계사 등이 무료 ‘진단·조언’

신청 많아 ‘올 상담 목표 1만 명’ 높여

화상·이메일 등으로 온라인 상담 가능

직장·집 등지로 상담사가 방문하기도

원데이스쿨 열어 ‘재무 개념’ 학습·적용

“금융기관 협업 등 통해 지속적 확대”

“청년 시기에는 소득의 50%까지 저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24일 저녁 7시, 서울시청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서울시민청 동그라미룸. ‘서울 영테크 원데이스쿨’ 강사인 이강규(31)씨가 청년 시기의 바람직한 소득 대비 저축비율을 설명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씨는 “청년 중에는 소득 대비 저축이 70%까지 되시는 분도 있지만 평균은 40% 정도”라며 “이것을 50% 정도로 높이려면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 등 재무제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연장에 앉아 있던 20명 가까운 20~30대 젊은 청년 중에는 이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도 보였다.

‘서울 영테크 원데이스쿨’은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서울 영테크’ 사업의 하나다. 영테크는 젊은이를 뜻하는 ‘영’(Young)에 재테크의 ‘테크’를 결합한 말이다. 한마디로 ‘청년을 위한 재테크 상담 및 교육’을 의미한다. 영테크 교육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청년 경제 자립 지원 사업’ 중 하나다.

영테크 원데이스쿨은 영테크 사업 가운데 지난 5월13일 시작된 현장 실습 교육 프로그램이다. 오는 7월까지 매월 둘째·넷째 주 금요일 저녁 7시 시민청에서 진행된다. 지난 4월29일 원데이스쿨 파일럿 프로그램을 열었을 때 20명 모집에 신청자가 300명이 몰리는 등 청년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고, 이후에도 매번 선착순으로 모집하는 20명 정원의 수업이 일찍 마감되고 있다고 한다.

신청접수는 구글 신청서(bit.ly/syt_apply) 또는 포스터 하단의 정보무늬(QR코드) 신청서를 통해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청년 몽땅 정보통(youth.seoul.go.kr)에 공지된다. 원데이스쿨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영테크 상담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영테크 상담은 주로 자신이 궁금해하는 금융 관련 사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온라인상담은 ‘줌’ ‘구글 미트’ 등 화상이나, 전화, 전자우편(youngtech.seoul@gmail.com), 카카오톡(서울톡, 서울 영테크 플러스 친구) 중 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상담사와 1대1로 연결돼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대면 상담은 거주지나 근무지 주변 등 청년 당사자가 희망하는 장소로 상담사가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서울시청 시민청에 전문 상담사가 상주하는 ‘서울 영테크 상담공간’도 마련해놓고 있다.

서울 영테크 원데이스쿨’ 강사 이강규씨.

현재 영테크 사업과 관련해서는 모두 63명의 상담사가 활동하고 있다. 비대면 상담사가 12명, 대면 상담사가 51명이다. 이들 상담사는 모두 한국에프피에스비(FPSB)에서 발행하는 국제재무설계사(CFP)나 공인재무설계사(AFPK) 자격증을 딴 전문가들이다. 이강규 강사도 현재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공인재무설계사이면서 현재 케이비(KB)증권에서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하는 금융전문가다.

서울시는 지난 6월19일 기준으로 온·오프라인 상담 신청자는 6299명이며, 상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8점, 상담사 만족도 4.87점이라고 밝혔다. 참여자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청년들의 이런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 추경을 통해 재원을 추가로 마련한 뒤 상담 목표 인원을 애초 5천 명에서 1만 명으로 확대했다.

이런 높은 신청 숫자와 만족도는 영테크 상담이 가진 높은 질과 무료 상담이라는 특징과 관련이 깊다. 사실 직장 청년들이 제대로 재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어렵게 찾은 일부 금융기관에서 하는 상담의 경우에도, 상담의 끝은 대부분 보험 상품이나 금융 상품 소개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영테크 상담은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권유 없이 무료로 전문가가 본인의 재무 상태를 점검해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자산 불평등 확대로 청년층의 상대적 금융 불안 심리가 높아진 점도 상담 필요성을 더욱 커지게 했다.

영테크 상담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피상담자의 직장 취업 연수, 개별 자산 상황 등을 고려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이강규 상담사는 우선 직장 1년차 청년들에게는 “돈을 써보시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준다고 한다. 이 상담사는 “벌면 쓰는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 써보는 것도 괜찮지만, 내가 어느 정도 쓰는 것이 좋은지 체크하면서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반면 직장 생활 3~4년이 된 청년들의 경우에는 “주된 관심사가 나의 금융 상황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이라고 한다. 이 상담사는 “이 경우 각종 통계자료를 활용해 피상담자의 상태를 점검해준 뒤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법을 조언한다”고 말한다.

한 수강생이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나의 재무목표’를 작성하고 있다.

이 상담사는 또 “직장 10년차의 경우에는 이미 결혼도 하고 자녀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주요한 관심사는 부동산”이라고 짚는다. 이 경우 “부동산과 관련해 재정적인 가능성과 부담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한다”. 지난 24일 시민청에서 진행된 원데이스쿨은 이렇게 영테크 온·오프라인 상담을 받은 이들을 포함해 자신의 금융 문제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 자기 자산 현황을 직접 분석해보는 자리다. 교육은 ‘현금흐름표 써보기’ ‘재무상태표 그려보기’ ‘재무 목표, 대안 작성하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현재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분석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소득 대비 저축비율을 높일 가능성을 직접 찾게 된다. 또 이를 바탕으로 10년 뒤 재무 목표를 세울 수 있는 힘도 기른다.

이날 원데이스쿨에 참석한 직장인 1년차 김미연(가명·25)씨는 “그동안 자산 개념을 배우고 싶었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은행 등에서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았고, 친구나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경험밖에 얘기해주지 못해 폭이 좁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그런데 오늘 재무 개념 등에 대한 기초를 배우고 직접 적용해봄으로써 앞으로 금융 계획을 세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김철희 미래청년기획단장은 “지난 7개월간 서울 영테크를 운영해본 결과 본인 월급을 가지고 재무관리를 처음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에게는 서울 영테크 재무 상담과 교육이 가장 적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청년의 다양한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금융기관, 서울시복지재단 등과의 협업을 통해 청년의 재무 상황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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