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함께 쓴 조교사 5인, 굿바이 경마장~

배우근 2022. 6. 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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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는 지난 25일 서울경마공원 야외 시상대에서 김점오, 박대흥, 서정하, 임봉춘, 지용철 조교사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제주 제5경주 종료후 진행된 행사에 문윤영 경마본부장과 박종곤 서울조교사협회장이 참석하여 5명의 조교사들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공로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50년 경마장 생활로 힘들고 어려웠을 때 친구이면서 키다리 아저씨처럼 항상 뒤에서 있었던 친구가 바로 지용철 조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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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정하, 김점오, 지용철, 임봉춘, 박대흥 조교사
[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한국마사회는 지난 25일 서울경마공원 야외 시상대에서 김점오, 박대흥, 서정하, 임봉춘, 지용철 조교사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제주 제5경주 종료후 진행된 행사에 문윤영 경마본부장과 박종곤 서울조교사협회장이 참석하여 5명의 조교사들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공로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올해는 특별히 한국경마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0년의 역사에 기여해온 베테랑 조교사들이 다음 100년의 역사를 써나갈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 것.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5명의 조교사들의 업적과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6월 25일 경주중 서울 제1경주부터 제5경주는 특별히 각 조교사의 은퇴를 기념하는 경주로 명칭을 부여하여 시행했다.

◇‘제1회 코리안더비 우승의 위엄!’ 김점오 조교사 (17조, 데뷔 1987/07/10, 8,691전 792승, ‘98년도 코리안더비 등 대상경주 13회 우승, 2015년 올해의 공정대상 수상)

4번의 도전 끝에 기수 양성소에 입소해 기수 후보생 5기 전체 수석으로 졸업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기수 생활을 이어가다가 1987년 7월에 조교사로 데뷔해 경마장 생활만 올해로 만 49년째다. 그는 ‘코리안더비’ 1회 대회에서 ‘우승예감’과 함께 우승을 차지했는데 첫 번째, 1회 우승했다는 자부심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기수, 조교사를 할 거 같다는 그는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지용철 조교사를 꼽았다. 50년 경마장 생활로 힘들고 어려웠을 때 친구이면서 키다리 아저씨처럼 항상 뒤에서 있었던 친구가 바로 지용철 조교사였다. 김 조교사는 마지막으로 “경마장, 잘 살다갑니다. 멋있게 잘 살다갑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한국경마의 마에스트로’ 박대흥 조교사 (18조, 데뷔 1997/05/28, 7,124전 1,016승, ’19년도 코리안더비 등 대상경주 18회 우승, 최우수 조교사 3회(‘05년도, 08년도, ’18년도), 통산 세 번째 1,000승 달성)

올해 1월 한국경마 역대 세 번째로 1000승을 일구며 전설로 남았다. 박 조교사가 개업할 때 18조 마방은 빈 마방이었다.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지만, 남승현 마주와 함께했던 ‘즐거운파티’가 2000년 그랑프리 우승을 따내며 본격적으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이룬 1000승. 박 조교사는 “울컥했던 심정이었다”며 “1000승이 주는 의미 또한 지금까지 생활했던 경마장에서의 마지막 훈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명문가문’이다. 2007년, 2008년 대통령배 2연패를 이룬 말이다. 박 조교사는 작별 인사로 “경마장은 정말 고마운 곳이다. 늘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도전의 연속’ 서정하 조교사 (43조, 데뷔 2004/09/01 2,852전 162승, ‘10년도 스포츠조선배 등 대상경주 2회 우승)

어릴 때 승마선수로 생활하다가 1985년 한국마사회 승마교관으로 지원해 합격했다. 입사 첫해부터 기수후보생 교육을 맡아 일하며 경마 커리어의 발판을 쌓게 되었다. 그 덕분에 조교사 면허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조건이 되었고, 조금은 늦은 나이었지만 2004년에 조교사로 개업하며 새 도전을 시작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추억은 2009년 ‘플로리다삭스’라는 말과 첫 대상경주 우승을 했을 때다. 자신뿐만 아니라 김창식 마주, 부민호 기수 모두 다 첫 대상경주 우승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서 조교사는 “시작이 늦어서 정착까지 시간이 남보다 많이 걸렸지만, 남의 큰 발자국 옆에 새끼 발자국이라도 남겨서 만족한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동물사랑 전도사’ 임봉춘 조교사 (21조, 데뷔 2002/08/22, 5,306전 425승, ’11년도 코리안더비 등 대상경주 6회 우승)

경마장엔 동물을 너무 좋아해 조카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 말을 돌보는 일에 금방 적응했다. 2002년 조교사로 개업했지만, 첫 3년간은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의 마방이 승승장구하게 된 것은 ‘내추럴나인’이 들어오면서 부터다. 2군 경주를 건너뛰고 1군에 과감히 도전하여 우승을 따냈다. ‘내츄럴나인’은 중간에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아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2008년 스포츠조선배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의 아들도 현재 마방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 만류했지만, 아들의 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임 조교사는 “동물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말들이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성실함의 대명사’ 지용철 조교사 (49조, 데뷔 1986/11/20, 12,509전 933승, ‘21년도 대통령배 등 대상경주 25회 우승, 최우수 조교사 2회(’04년도, ‘13년도), 역대최초 10,000전 출전)

역대 최초 1만 번의 출전이라는 기록으로 보듯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다. 그의 경마장과의 첫 인연은 뚝섬 시절이던 197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중학교를 그만두고, 먹고 잘 수 있다는 말에 말관리사로 입사했다. 이듬해 기수 양성교육을 받은 그는 1975년 기수로 데뷔했다. ‘오대산’과 처음 우승했던 기억, 일간스포츠배 1회, 스포츠서울배 1회 등 각종 초대 경주에서에서의 우승, 특히 ‘포경선’과 함께 그랑프리 경주에서 독보적인 주력으로 우승했던 기억은 그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이다.

조교사 경력만 36년인 그의 손을 거쳐 간 말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아마 ‘13년도 최고의 명마로 뽑힌 ‘지금이순간’일 것이다. 그는 ‘지금이순간’의 어미 ‘솔마루’와 아들 ‘심장의고동’까지 3대를 모두 훈련시켰다. 특히 ‘심장의고동’은 순수 국산마로서 대통령배까지 우승한 아주 자랑스러운 말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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