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고가낙찰' 주의보..경쟁률 급락했는데, 낙찰가율 급등[부동산360]

2022. 6. 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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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

감정가 29억2000만원인 서초구 잠원동 137㎡(이하 전용면적) 아파트가 경매에 나와 41억1488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28일 서울서부지법 경매5계에서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2억3500만원짜리 은평구 대조동 53㎡ 주상복합 아파트는 2억7500만원에 낙찰됐다.

1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경매로 주인이 바뀐 감정가 2억4000만원짜리 양천구 신월동 54㎡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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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110%'
응찰자수는 3.59명으로 올들어 가장 적어
'나홀로 응찰'인데 낙찰가율 141% 사례도
"경쟁률 낮아지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 감정가 29억2000만원인 서초구 잠원동 137㎡(이하 전용면적) 아파트가 경매에 나와 41억1488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는 1명뿐이었는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41%나 됐다. 혼자 입찰한 ‘나홀로 응찰’이었기 때문에 최저 입찰 가능 금액인 감정가 수준에만 응찰했어도 낙찰 받을 수 있었지만, 판단 실수로 10억원 이상 더 높은 가격에 낙찰 받은 셈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 ‘고가낙찰’ 주의보가 떴다. 집값 하락과 경기침체 우려로 응찰자는 줄었는데, 낙찰가율은 올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은 110.0%로 지난해 10월(119.90%) 이래 가장 높았다. 매매시장 침체 영향으로 5월(96.4%)엔 100% 밑으로 떨어지면서 계속 위축될 것처럼 보였으나 가뿐히 100%를 다시 넘어섰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이 평균적으로 감정가 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6월 들어 110%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지지옥션]

보통 아파트 낙찰가율이 급등할 때는 매매시장에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클 때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경매 참여자들이 감정평가사들이 적정 가격으로 평가한 감정가보다 높게 입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 상황은 조금 애매하다. 6월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3.59명으로 올 들어 가장 적다. 보통 낙찰가율이 상승할 때는 응찰자수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달 상황은 반대다. 경매에 참여자는 줄었는데 낙찰가율은 급등했다.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대폭 상승했다. 6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56.10%로 지난해 11월(62.20%) 이후 가장 높다. 전월(35.60%)과 비교하면 20.5%포인트나 뛰었다.

올 들어 가장 적은 경매 응찰자들이 감정가보다 10%나 높은 가격에 적극적으로 낙찰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러니 낙찰에 성공했다고 마냥 기뻐하기 어려운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서부지법 경매5계에서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2억3500만원짜리 은평구 대조동 53㎡ 주상복합 아파트는 2억75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117%나 됐는데, 응찰자는 1명뿐이었다. 1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경매로 주인이 바뀐 감정가 2억4000만원짜리 양천구 신월동 54㎡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9%였다. 감정가보다 9% 높은 2억6055만원에 낙찰됐다. 역시 응찰자는 1명뿐이었다.

나홀로 응찰은 경쟁자가 없으니 최저가에 입찰해도 낙찰을 받을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비싸게 낙찰받은 셈이다.

아파트 가격에 대한 판단이 제각각이라, 1위와 2위 사이 격차가 큰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4억7800만원인 서대문구 홍제동 80㎡ 아파트 낙찰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6억6100만원에 낙찰됐는데 2위 응찰자가 입찰한 가격(6억6000만원)과 격차가 1억원 이상 났다. 단돈 1원이라도 더 높게 입찰하면 낙찰 받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1위 낙찰자가 다소 무리하게 응찰해 낙찰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참여자들이 입찰가를 써낼 때 매매시장 전망을 참고하는데, 최근 경기 침체로 시장 전망이 제각각이니, 결과적으로 무리하게 입찰하는 경우도 자주 생기고 있다”며 “입찰경쟁률이 낮아지고 낙찰가율도 계속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은 만큼 무리하게 입찰하기 보단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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