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급매물 내려주세요"..대구·대전 집주인들 '화색'

오세성, 이송렬 2022. 6. 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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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주정심서 규제지역 조정
대구·대전, 투과지구·조정지역 해제
대구 서구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대구, 대전 등 일부 지역의 규제 해제를 결정했다. 규제지역이 풀린 곳에서는 추가적인 시장 침체를 막을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흐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2022년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대구 수성, 대전 동‧중‧서‧유성 등 6개 시군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고 대구 7개, 경북 경산 등 11개 시군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내달 5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에 대해 각 지역에선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구 수성구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규제지역이 된 이후 1년 반 넘는 기간동안 거래가 거의 없었다"며 "장기간 거래가 끊기니 문을 닫은 사무소도 적지 않았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풀린다는 소식이 나오고 오래간만에 전화가 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내놓은 가격이 낮으니 매물을 잠시 내려달라는 집주인이 많다"며 "그간 규제에 공급 폭탄까지 겹치며 중심가는 2020년, 외곽은 2018년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급급매로 팔았는데, 계약을 무르는 편이 나을지 묻는 집주인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B 중개 관계자도 "아무래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다보니 한숨 돌린 것이 맞다"며 "거래 등에서 실수요자들을 압박하던 족쇄가 풀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반년 넘게 집값 하락이 지속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집값은 올해 누적 2.97% 하락했다. 대구 달서구도 4.79% 내려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대구만큼은 아니지만 대전은 올 들어 1.13% 떨어졌다.  

집값도 크게 내려갔다. 수성구 신매동 '시지보성서한타운' 전용 84㎡는 지난 5월 3억2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최고가 대비 1억7000만원 이상 하락했는데, 2020년 7월 3억700만원(3층) 거래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호동 '하나타운' 전용 49㎡는 이달 1억8500만원(5층)에 팔렸는데, 2020년 11월 1억8800만원(5층)보다 저렴해졌다. 

다른 자치구 집값은 더 떨어졌다. 북구 대현동 '센트럴파크대현' 전용 84㎡(22층)는 이달 4억8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고층 매물 실거래가격이 4억1000만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18년 6월(20층, 3억9400만원) 이후 처음이다. 남구 이천동 '이천뜨란채3단지' 전용 59㎡(1층)도 이달 2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2018년 7월 3층 매물이 같은 가격에 팔렸다.

대전 집값도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인기지역인 서구 둔산동 '크로바' 전용 101㎡는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7월 기록한 전고전 13억4000만원보다 9000만원 내린 수준이다. 그나마 학군 인기지역이라 가격이 적게 내린 것이지, 유성구 죽동지구, 서구 관저지구 등 상대적으로 외곽지역에 있는 집값 하락 폭은 더 컸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세제·청약 규제도 풀리기에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지만 예단하기엔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비우호적이란 설명이다.

30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서 거래 환경이 나아진 것은 맞지만 거래량이 늘지는 의문"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고 금리가 오른다고 하니 시장 참여자들이 일단은 지켜보는 모양새"라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대구는 공급까지 많아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구는 △2020년 1만3660가구 △2021년 1만6904가구가 공급됐고, 올해 △1만9812가구 △2023년 3만3752가구 △2024년 2만804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당장 7, 8월에만 약 18개 단지에서 1만4600여 가구가 분양된다.

대구 남구 대명동 D 공인 관계자는 "당장 7, 8월 남구 분양 물량만 5000가구가 넘는다"며 집값이 급격히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대전도 올 하반기 약 4500가구 분양이 예정됐다. 상반기와 합하면 올해 8800가구가 공급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규제가 풀리면 투기수요 유입으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면서도 "적체된 매물과 공급 물량이 많다면 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적다"고 분석했다.

오세성 /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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