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해충 퇴치기 효과 없다" 네이버 지식인에 답변했다가 소송 휘말린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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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인 활동을 10년째 이어오면서 '수호신(네이버 지식인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활동하고 있는 A(35)씨는 최근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대학에서 곤충학을 전공해 곤충류·해충류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A씨가 '초음파 해충 퇴치기'와 관련해 효과가 없다고 답변한 것이 문제였다.
A씨는 특정 업체를 거론하며 초음파 해충 퇴치기 효과가 없다고 답변한 것도 아닌데 소송에 휘말려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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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인 답변 삭제 등도 가처분 신청
네이버 "지식인 답변이 소송 가는 경우 드물어"
네이버 지식인 활동을 10년째 이어오면서 ‘수호신(네이버 지식인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활동하고 있는 A(35)씨는 최근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대학에서 곤충학을 전공해 곤충류·해충류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A씨가 ‘초음파 해충 퇴치기’와 관련해 효과가 없다고 답변한 것이 문제였다.
초음파 해충 퇴치기는 곤충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초음파를 발생시켜 해충이 스스로 도망하도록 광고하고 있는 제품이다. 주로 해충이 집에서 많이 나오거나 직접 손으로 잡기 어려워하는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있다.
A씨는 초음파 해충 퇴치기를 사기 전 실질적인 효과를 묻는 질문들에 “초음파 해충 퇴치기는 효과가 없다” “초음파 해충 퇴치기는 사기다. 이렇게 과대광고가 많다” 등의 내용으로 답변했다. 나름 근거도 함께 제시했다. A씨는 초음파 해충 퇴치기와 관련해 답변할 때마다 미국 곤충 학회의 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결정 결과를 근거로 해충 퇴치에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한 초음파 해충 퇴치기 제조업체가 A씨를 상대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와 온라인 게시물 삭제, 게시물 작성 금지 등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냈다. A씨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쳐 제조업체에 대한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제조업체는 초음파 해충 퇴치기를 유통하는 회사들에 기기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다.
A씨는 특정 업체를 거론하며 초음파 해충 퇴치기 효과가 없다고 답변한 것도 아닌데 소송에 휘말려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초음파 해충 퇴치기라는 기기가 갑자기 시장에 나타나서 ‘효과가 좋다’며 광고하는 것을 보고 연구 논문들을 통해 반박한 것일 뿐”이라며 “미국에선 대농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초음파 해충 퇴치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고, 이미 효과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곤충학회에서 운영하는 ‘경제 곤충학 저널’에 기고된 네브라스카-링컨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선 초음파 해충 퇴치기가 독일 바퀴해충이나 모기 등 해충 퇴치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국 켄자스주립대학교나 애리조나대학교 등에서도 초음파 해충 퇴치기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2001년에는 60개 이상의 초음파 해충 퇴치기 제조업체와 소매업체에 기기에 대한 효능 주장이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보냈다. 이어 2003년에는 미국 내 초음파 해충 퇴치기 판매업체들에 새로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해충 퇴치에 효과적이라는 광고를 금지하기도 했다.
네이버 지식인의 답변 내용이 소송으로 이어진 점도 이례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지식인 사례들을 확인해 본 결과 네이버 지식인 답변 내용에 대해 신고가 접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소송 결과로 네이버 지식인 답변이 삭제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연구 논문을 제시하면서 네이버 지식인에 답변을 달았다는 이유로 기업이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이 황당하고 무섭다”고 토로했다.
해당 업체는 초음파 해충 퇴치기 효과에 대한 근거와 소송 취지를 묻는 조선비즈의 취재 요청을 거절했다. 업체 관계자는 “따로 드릴 답변이 없다. 우리 쪽에 확인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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