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옥'에 몸을 가둔 노동자, '1만원 모금'으로 연대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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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스스로 몸을 가두고 고통스러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지 우리 하청 노동자들의 삶이, 그리고 목소리가 왜 산업은행에 전달되지 않는지, 왜 우리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장대비가 오락가락하던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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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선 철 구조물에 들어가 농성하기도
파업연대기금 하루 반나절 만에 6200만원
"원청, 대주주 교섭 응해라"
“왜 우리가 스스로 몸을 가두고 고통스러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지 우리 하청 노동자들의 삶이, 그리고 목소리가 왜 산업은행에 전달되지 않는지, 왜 우리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장대비가 오락가락하던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지회장을 비롯한 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동자들 200명은 지난 2일부터 29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불황이 찾아올 때마다 가장 먼저 해고당하고 임금을 깎인 것이 하청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지회는 지난 5년 간 임금 삭감률이 30%라며 임금 원상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하청업체와 임금·단체협약 체결 교섭을 했음에도 결론이 나지 않자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쪽이 답을 내놓지 않자 노동자들은 배 안에 감옥을 만들어 자신을 가두는 방식으로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유최안 부지회장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도크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 화물창에 가로·세로·높이 1m 크기의 철 구조물에 들어간 뒤 안에서 철판을 용접해 출구를 막았다. 6명의 하청노동자들도 도크 바닥에서 20m 높이의 스트링어(난간)에 올라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농성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파업연대기금 모금에 응답하며 연대를 표하고 있다. 지회는 한 달 가까운 파업으로 생계가 곤란해진 노동자들을 위해 시민 1만명이 1만원씩 1억원을 모으자는 ‘10000X10000 프로젝트’를 지난 29일 제안했다. 파업에 참여한 200명의 하청노동자에게 50만원씩 지급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하는 글과 계좌번호(우리은행 1005-603-022783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동조합), 철 구조물에 몸을 구겨 넣은 유최안 부지회장이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쓴 종이를 들어 보이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됐다.
지회는 29일 하루에만 2200여명이 약 4400만원을 보냈고, 30일 낮 12시 기준으로 6200만원가량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김춘택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힘내라’는 메시지와 함께 파업연대기금을 보내주는 시민들이 있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김형수 지회장과 기자회견을 연 법률·인권단체 활동가들도 하청 노동자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와 전국 53개 인권단체가 모인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등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가로×세로 1m 철장에서 28일…“파업 대가는 요추뼈 골절이더라”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48895.html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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