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와인병에 손대니 "스테이크와 잘 어울려".. GS25 미래형 편의점 가보니

김은영 기자 2022. 6. 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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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역삼동에 디지털 경험 연구소 콘셉트 매장 개점
주류자판기, 안면 인식 결제 등 19가지 디지털 기술 선봬
원하는 사진으로 라떼 아트도 만들어

‘넘버.3 에로이카, 로버트 파커가 극찬한 프랑스 컬트 가라지 와인의 선두주자.’

와인병에 손을 대자 모니터에 와인을 설명하는 문구가 떴다. ‘천재 와인 메이커 뛰느방이 양조한 와인으로 프랑스 보르도 생떼밀리옹 지역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도수는 14%, 당도는 9.0, 바디감은 9.0. 스테이크, 훈제 육류, 단단한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30일 GS리테일(007070)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점한 미래형 편의점 GS25 DX 랩(LAB)에서 선보인 와인 진열대를 사용하는 풍경이다. 디지털 경험연구소(Digital Experience LAB)를 콘셉트로 꾸민 이 매장은 GS리테일이 보유한 리테일 테크를 총망라했다.

회사 관계자는 “편의점 이용객들의 디지털 경험 확대 및 가맹점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개설한 테스트 매장”이라며 “다양한 기술을 시험하고 고객 반응을 분석해 해당 모델을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장한 GS25 DX랩의 와인 진열대, 와인병에 손을 대자 해당 와인에 대한 설명이 모니터에 안내됐다. /김은영 기자

약 190㎡ 규모의 이 매장은 평소엔 일반 편의점처럼 운영되다, 심야엔 무인매장으로 전환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이에 맞춰 △안면 인식 결제 솔루션 △AI 점포 이상 감지 시스템 △무인 운영점 방범 솔루션 △영상 인식 디지털 사이니지 △디지털미디어 월 △주류 무인 판매기 △라테아트 기기 등 19가지 기술을 도입했다. 매장 내에 설치된 21개의 스마트 카메라와 200여 개의 센서가 기술을 지원한다.

이미 무인 편의점 등을 통해 선보인 기술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점포에 보급할 수 있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선보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예컨대 매월 800건 이상의 할인 행사가 진행되는 편의점의 특성을 반영해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가격표시기(ESL)를 도입하고, 벽면의 디지털 사이니지에서는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통해 방문객의 연령대와 성별을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송출하는 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할인 행사 때마다 점주나 직원이 매대의 가격표를 일일이 바꾸는데,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며 “전자가격표시기를 도입하게 되면 일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25 DX랩 주류 자판기. 무인으로 운영되는 심야 시간대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신용카드와 지문으로 성인 인증 후 판매한다. /김은영 기자

무인으로 운영되는 심야 시간대를 고려해 성인 인증을 통해 주류를 판매하는 주류 자판기도 설치했다. 신용카드와 지문 인식으로 성인 인증을 하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주류 구매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무인 편의점의 경우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는 것이 걸림돌이었는데, 자판기를 통해 문제 해결했다”며 “향후 담배 자판기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외에 카운터와 진열장에 외부인 침입 시 자동으로 경비를 호출하고, 안면 인식을 통해 결제를 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매장 한 켠에는 카페25 공간도 구성했다. 에스프레소, 디카페인, 싱글오리진, 블렌딩 등 다양한 커피를 1000원대에 마실 수 있다. 원하는 사진을 전송해 카페라테 거품을 그림으로 구현하는 기기와 텀블러 세척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다회용(리유저블) 컵과 반납기도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25 DX랩에 구성된 카페25 공간, 다양한 커피와 라떼아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김은영 기자

GS리테일이 미래형 편의점을 선보인 이유는 이용객의 편의성 향상도 목적이지만, 가맹점주의 경영 효율화를 높이려는 의도가 크다. 편의점주들은 인건비와 임대료,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수익이 점점 줄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편의점주들이 주말 없이 매일 8시간 일하고 얻은 월 순수익은 177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24시간 운영을 포기하거나 무인 매장으로 전환하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 GS25의 경우 하이브리드 매장이 2020년 128점에서 올해(6월말 기준) 636개 점포로 확대됐다. 완전 무인점포도 77곳으로 2020년(12개)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인력 운영의 효율화 등 점주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DX 랩을 기반으로 해당 매장의 보급을 본격화할 방침”이라며 “설비는 본사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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