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금자리론 수수료 감면하자 8829억 상환해
최대 3억6000만원(미성년 자녀 3명은 4억원)을 장기·고정금리로 받아 분할상환하는 주택담보대출 보금자리론의 중도상환수수료를 감면하자 6개월 만에 8829억원이 상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약 한 달치 신규 공급액과 비슷한 규모이다. 상환 차주들은 수수료 감면 혜택을 활용해 주택 구입 후 3년이 채 되기 전에 다른 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지난해 10월25일부터 올 4월까지 보금자리론 조기상환수수료를 감면해준 데 따른 조기상환 원금은 8829억3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5만552건, 수수료 감면액은 총 31억4000만원이었다.
보금자리론의 중도상환수수료는 3년 이내 상환 시 잔여일수에 따라 일할 계산돼 최대 1.2%가 적용되는데 주금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중도상환수수료를 70% 감면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예컨대 1년 전 보금자리론을 대출받은 차주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은 0.8%이지만 이벤트 기간 중에는 0.24%가 적용됐다. 차주로서는 대출 실행 3년 이내 기간 중 현 시점에서 지급 예정인 이자가 감면받은 중도상환수수료보다 클 경우 중도상환을 하는 게 더 이익인 셈이다.
이벤트에 따른 보금자리론 중도상환액은 최근 보금자리론 한달치 공급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5월 신규공급액은 8896억원이었고 4월에는 9602억원이었다. 보금자리론 월별 공급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금리인상기에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실행한지 3년 미만의 보금자리론 대출 상환이 많았던 것은 고금리 시대가 본격화하기 전에 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아 주택을 바꾸려는 경향이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부는 기존 보금자리론을 갚은 후 다시 보금자리론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 주택 구입용도 보금자리론은 3년 이내에 최대 2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20년, 30년 장기 상품이도 5년 이내에 상환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금리인상기에 저리의 변동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유인은 적은 만큼 조기상환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은 상당수도 더 큰 대출을 받고 집을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2018년 10월 최저 3.1~최고 3.35%에서 2019년 9월 2.1~2.35%까지 떨어졌다. 2020년 말까지 하단이 2.5%를 넘지 않는 등 저금리를 유지했다가 지난해 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3.0~3.3%를 기록하며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다. 이번달 금리는 4.60~4.85%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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