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지방공기업 직원 당내 경선운동 금지는 위헌"

김희진 기자 2022. 6. 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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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지방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함에 따라 전국위원회 소집 등에 관해 홀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지방공기업 상근직원이 정당 내 경선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서울중앙지법이 공직선거법 57조의6 1항 등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2020년 4월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정책실장 신분으로 정의당 비례대표 당내 경선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 57조의6 등은 공무원 등의 당내 경선운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공무원에는 지방공사인 서울교통공사의 상근직원도 포함된다.

이 의원은 1심 재판에서 정당 내부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가형벌권이 정당 내부 문제까지 개입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공직선거법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헌재는 해당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 다수의견은 “서울교통공사 상근직원의 지위와 권한을 고려하면, (이들이) 경선운동을 한다고 해서 그에 따른 부작용과 피해가 일반 사기업 직원의 경우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런데도 이를 금지하는 것은 당내 경선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입법 목적에 비춰봤을 때 과도한 제한”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반면 당내 경선의 형평성과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에 기여하는 바는 크다고 보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반대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이들은 “서울교통공사는 사기업에 비해 사업 내용이나 목적의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며 “(이처럼) 특수성이 인정되는 기관의 구성원인 상근직원이 당내에서 경선운동을 할 경우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등 당내 경선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헌재는 2018년 한국철도공사, 지난해는 광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직원의 당내 경선운동을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도 유사한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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