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조커'는 어디에..지쳐가는 선수들

이두리 기자 2022. 6. 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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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선수들이 지난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2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의 ‘한 방’을 만들어 줄 조커는 어디에 있을까. 푸른 날개가 장맛비에 무겁게 늘어지고 있다.

수원 삼성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에서 3-0으로 졌다. 역대 FA컵 최다 우승팀인 수원은 ‘FA컵 강자’로서의 자존심이 있는데다가, 이번 경기는 리그에서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패배가 더욱 뼈아프다.

수원은 A매치 휴식기 이후 리그에서의 세 경기를 연달아 졌다. FA컵 8강 상대였던 전북과는 불과 일주일 전 리그에서 맞붙어 1-2로 패했다.

설욕과 반등의 기회였던 ‘리턴 매치’를 준비하며 이병근 수원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었다. 29일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패배가 계속되니 선수들이 조급해하고, 훈련장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운을 띄운 이병근 감독은 “훈련을 많이 하기보다는, 연습할 때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개인별, 포지션별 미팅도 많이 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병근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을 겪으며 꾸준히 ‘새로운 얼굴을 새로운 자리에’ 기용하는 실험적 전술을 펼쳐 왔다.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많았다. 줄곧 후반 교체 투입됐던 염기훈이 전진우와 함께 최전방 투톱에 선발 배치됐다. 좀처럼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그로닝은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염기훈이 그로닝보다 헤딩 능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볼 키핑, 세컨볼 싸움에서 찬스를 만들어 줄 것 같다. 지금 선수들에겐 염기훈처럼 경험이 많고 경기장 안에서 조율할 수 있는 리드자가 필요하다. 후반 45분은 김건희에게 맡기려 한다”고 말했다.

수비 전략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부임 이후 수비 중심의 3백에서 보다 공격적인 4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꾸며 성적 반등에 성공했던 이병근 감독이다. 그러나 이날은 다시 3백으로 돌아갔다. 이 감독은 “초반에 실점을 막고 버티다가 역습을 노리려 한다”고 말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정승원과 이기제가 윙백에 섰지만 전북의 빠른 측면 돌파를 막아내지 못했다. 전반전에는 염기훈과 전진우가 슈팅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수비에 집중한 플레이가 계속되면서 선수들은 점점 지쳐갔다. 후반전 이 감독은 김건희를 원톱으로 투입하고 염기훈과 전진우를 한 칸씩 내리면서 공격 조직력 강화를 꾀했지만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한 이병근 감독은 “구스타보, 바로우, 송민규 등 빠른 선수들을 잡고 크로스에 대비하기 위해 3백을 구성했다. 실점 전까지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실점 후 많이 무너져 버렸다. 첫 실점을 하고 나서 우리 조직대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득점은 없고, 실점만 늘어가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멘탈’을 다잡기가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실점하고 기분이 나쁘면 자꾸 조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더라.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6월 한 달 동안 수원은 쓸 수 있는 변칙 카드를 전부 썼다. 수비수 이한도를 중원에 세워 봤고, 그로닝을 제외시켰으며, 3백으로 측면을 틀어막아 보기도 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건희 카드도 꺼냈다. 어느 하나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득점 가뭄에 시달리는 수원은 29일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윙어 사이토 마나부(32)를 영입했다. 수원이 새롭게 안은 숙제이자 무기다. 강등권을 면하기 위해 수원은 마나부라는 새로운 카드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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