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동행, 서울형 고품질 공공의료서비스
[서울&]
서울시는 ‘서울형 고품질 공공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자 2026년까지 총 6120억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위기가 일상화되는 시대에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보호하고 건강권을 더 촘촘히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2년여간 감염병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우리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고, 동시에 공공의료의 한계 또한 여실히 경험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았던 분들은 다름 아닌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힘들게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다. 장애인거주시설 확진자들이 장애특화병상 부족으로 격리되지 못한 사례, 확진 판정 뒤 전담병상을 찾아 10곳의 병원을 헤매다 이송 중 사망한 7개월 영아 등 우리는 안타까운 순간들을 목도하였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에서도 시립병원은 언제나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을 지켜왔다. 감염병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 재택치료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서울시 코로나19입원 병상의 46%를 전담해왔고 코로나19 입원환자의 62%를 치료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공병원 대부분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노인, 노숙인, 장애인, 투석환자 등 취약계층은 의료 공백에 놓이게 됐다.
서울시는 이런 경험을 공공의료가 해결해야 할 이정표로 삼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품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지난 5월6일 발표했다. 시민의 안녕과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시정 원칙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이번 계획은 △취약계층을 모두 보듬는 ‘튼튼한 공공의료 인프라’ △소외계층을 더 알뜰히 배려하는 ‘따뜻한 공공의료서비스’ △시민의 위기 대응을 함께하는 ‘듬직한 민관 협력체계’ 3대 분야로 추진한다.
먼저 보다 더 촘촘히 취약계층을 보호하기위해 위기 상황에 누구나 누리는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한다. 4천억원을 투입해 동남권에 ‘서울형 공공병원’(가칭)을 2026년까지 서초구 원지동에 건립한다. 원지동 ‘서울형 공공병원’ 건립은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이 부재한 동남권의 취약계층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절실할 뿐만 아니라 지난 원지동 추모공원건립 때 공공병원 신설을 약속한 바 있어 그 이행의 의미도 담고 있다. 6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태어날 ‘서울형 공공병원’은 동남권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 공공의료서비스를 더욱 촘촘히 제공하는 한편, 유사시 신속한 위기 대응 의료체계로 전환하는 재난대응병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은평구에는 재활을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만 했던 분들을 위한 서울시 최초 ‘공공재활병원’이 건립될 예정이며,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립으로 운영 중인 ‘장애인치과병원’(성동구 소재, 1곳)은 2024년까지 서남권에 1곳이 추가 건립된다. 보라매병원에는 노인성 호흡기질환 진료·연구기능을 수행하는 국내 최초의 ‘안심호흡기전문센터’를 조성한다.
기존 시립병원은 위기상황에서 더 힘들어지는 취약계층을 위한 더 두터운 의료 안전망을 갖춰나간다. 서남병원은 종합병원 기능을 한층 더 높여 분만, 재활 등 필수 의료서비스를 강화한다. 은평병원은 정신질환자를 위한 최적의 외래중심 병원으로 전환과 서울시민의 정신건강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한다. 서북·북부·동부병원은 각각 기능을 강화해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취약계층 맞춤형 집중 의료서비스를 한층 더 고도화한다.
위기 상황마다 빛을 발했던 민관 의료협력체계 역시 더욱 공고히 다진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동원 가능한 민간 의료인력과 의료자원을 공유하는 ‘서울위기대응의료센터(EOC)’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확충으로 서울 시립병원은 12곳에서 15곳으로 크게 확충된다. 병상도 총 928개를 추가 확보해 취약계층 안전망이 더욱 두터워진다. 서울시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공공의료 투자를 통해 약자와 동행하는 새로운 공공의료를 준비해나가면서, 이제껏 경험해본 적 없는 재난이 발생해도 서울의 건강 안전망이 흔들림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건강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갈 것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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