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독재자 아들 취임식.."선친, 전임자들보다 많은 것 달성"(상보)

이서영 기자 2022. 6. 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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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오에 대통령으로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독재자이던 선친을 높이 평가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92세의 이멜다 전 영부인이 참석한 가운데, 인권유린과 부패의 어두운 시기였던 선친의 정권을 기리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반대파들은 그가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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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 전임자 합친 것보다 도로건설·쌀 생산 많이해"
"아들인 나도 다르지 않을 것" 약속..방법은 제시 안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좌측)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마닐라에 있는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영부인인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 AFP=뉴스1

(마닐라=뉴스1) 이서영 기자 = 30일 정오에 대통령으로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독재자이던 선친을 높이 평가했다.

봉봉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지난 달 59.77%의 득표율로 대선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36년만에 마르코스 가문이 재집권을 하게 된 것.

마르코스 주니어의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86년 민중 반란인 '피플 파워'에 의해 축출됐다. 시민 항거에 밀려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하와이로 망명해 3년 뒤 사망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이날 정오 마닐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취임식 행사로 국내외 고위인사들과 언론인, 지지자들 앞에서 취임 선서를 진행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우측 2번째)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마닐라 국립박물관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측에는 영부인인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좌측 2번째는 어머니인 이멜다 마르코스. © AFP=뉴스1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92세의 이멜다 전 영부인이 참석한 가운데, 인권유린과 부패의 어두운 시기였던 선친의 정권을 기리며 높이 평가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나의 아버지는 전임자들이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도로를 건설하고 쌀을 생산했다"며 "그의 아들인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난 어떤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필리핀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물가 상승이 이어져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며 식량 생산을 증진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농업부문의 개혁을 이끌기 위해 자신을 농업부 장관으로 임명해 대통령직과 장관직을 겸임하는 보기 드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르코스 주니어에 우호적인 필리핀 고용주 연합의 세르지오 오르티스 루이스 회장은 "마르코스 주니어가 이끄는 필리핀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재 우리가 가진 지도력의 질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반대파들은 그가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거의 피해왔으며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힌트를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

이 점을 들어 좌파연합인 바얀은 "마르코스 주니어가 과거 독재 정권을 '황금시대'라고 칭송하며 과거의 학대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의 임기 동안 어두운 유산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계엄령에 관한 역사 책.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한편 마르코스 주니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지지하는 뜻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마약 소탕 작전을 시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컨설턴트인 그렉 와이트는 "마약 전쟁은 부정적인 관심을 충분히 끌었다"며 "필리핀의 정치 엘리트들은 폭력 주도의 마약 전쟁에서 벗어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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