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에선 임신중단에 대해 말하는 것도 위법?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권을 헌법의 보호를 받지 않는 권리라고 판결하면서 임신중단에 대한 발언이나 정보 전파, 임신중단 시술 관련 광고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지 판결 이후 각 주가 임신중단에 대한 발언을 어떻게 규제할 것이냐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언론 자유 옹호 단체인 개인권리와표현 재단의 법률국장 윌 크릴리는 뉴욕타임스에 “임신중단이 헌법적 권리가 아니라면 그것에 대해 말할 권리는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아주 복잡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텍사스주의 언론매체에 ‘임신중단을 원한다면 뉴멕시코 병원으로 오세요’라는 광고를 실었을 경우 텍사스주가 이를 처벌할 수 있느냐가 첨예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72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버지니아위클리라는 신문이 뉴욕 임신중단권 옹호 단체의 임신중단 시술 병원 관련 광고를 실었다가 담당자가 기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급 법원은 상업적 목적의 광고에 대해 수정헌법 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으나 연방대법원은 이 사건을 다룬 1975년 판결에서 이를 뒤집었다. 임신중단이 합법인 주의 주민들이 임신중단 관련 정보를 전파하는 행위를 버지니아주가 막을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임신중단을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온 뒤에 내려진 결정이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오기 전 미국에서는 임신중단 광고가 불법이었다.
비교적 최근의 판례로는 임신중단 반대 활동가들이 임신중단 시술 병원 건물 11m 이내에서 임신중단 반대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 메사추세츠주 당국의 결정과 관련한 2014년 ‘맥컬린 대 코클리’ 사건이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주 정부가 임신중단 반대 활동가들의 활동에 일정한 제약을 가할 수는 있으나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주들이 임신중단 관련 발언 및 광고에 대한 범죄화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한다. 수정헌법 전문가인 시라큐스대 린 크린키 교수는 “(범죄화하는 데) 3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임신중단 반대 로비단체인 생명권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임신중단에 사용되는 정보를 전화, 인터넷 또는 기타 통신수단을 사용해 전파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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