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부정채용 의혹' 무죄
대법원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 시작 4년 만에 무죄를 확정함에 따라 조 회장이 공격 경영에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3연임 도전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30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회장과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7명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국회의원 등 외부청탁 지원자,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며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조정한 혐의를 받아 왔다.
1심과 2심 판결은 갈렸다. 1심은 “조 회장이 당시 은행장으로서 채용 과정을 총괄해야 하는데 특정인의 지원과 인적 사실을 (인사팀에) 알렸다”면서 “특정인과 임직원 자녀 명단을 보고받지 않았더라도 지원 사실을 알린 것은 인사팀이 그 명단을 관리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추측된다”고 봤다.
다만 “인사팀에 특정인을 합격시키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지원사실을 알린 지원자로 인해 다른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안 받았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조 회장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조 회장이 부정합격 과정에 관여한 지원자 총 3명 중 2명에 대해 정당한 합격자이거나 지원자일 수 있다고 봤다. 나머지 1명도 조 회장이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윤승욱 전 부행장, 김모 전 인사부장 등에 대해서는 유죄를 확정해 신한은행 차원의 채용 비리는 인정했다.
지난 4년간 발목을 잡았던 채용비리 의혹을 해소하게 되면서 조 회장이 내년 3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8년 연속 당기순이익이 성장했고, 2017년 3월 회장 취임 후에는 은행·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매년 최대 성과를 달성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조 회장 취임 후 신한금융은 은행, 보험, 자본시장, 소매금융 등에 걸쳐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2017년 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 2019년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 2020년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자회사 편입, 2021년 신한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 등 꾸준히 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글로벌 금융사다운 면모를 다졌다. 올해는 카디프손해보험을 자회사, 아시아신탁을 완전 자회사로 각각 편입했다.
디지털전환(DX)을 추진하면서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공격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금융 시대에 선제 대응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이 핵심 경영 키워드로 강조한 '리부트 신한(RE:Boot신한)' 문화대전환은 은행 중심 금융지주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실제 변화 추진과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는 기조로 전 사업에 걸쳐 깊숙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변화 시도는 금융권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한금융은 가장 먼저 3000억원 규모 디지털전략투자(SI) 펀드를 조성했으며 최근 동일 규모의 2호 펀드를 조성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고 있다. 이에 KB, 하나, 우리금융도 잇달아 디지털 SI펀드를 조성했거나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에 인공지능(AI) 행원을 배치하거나 화상 상담이 가능한 디지털데스크를 도입하는 등 영업점 혁신을 시도한 것도 전 은행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외에 KT와의 미래 금융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과 9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동맹, 금융권 첫 배달 앱 '땡겨요' 출시 등 금융-비금융 융합 시너지를 가시화하는데도 공격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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