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순애 '갑질'..조교들 '청소 족보'엔 책상거울 위치까지

이유진 2022. 6. 30. 15: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 소속 조교에게 개인 연구실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에서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은 경악스럽다"며 "조교와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커피 심부름, 청소 등을 시키고 본인과 나눈 메시지 기록을 삭제하도록 입막음을 시킨 것은 교육부 장관은커녕 교육자의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서울대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장 시절
조교 업무 아닌 '개인 연구실 청소' 시켜
취업되자 '단톡방 탈퇴' 종용하고 확인해
후보자, 갑질 의혹 부인에 피해 조교 증언
민주당 "자진사퇴 하거나 지명 철회해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월 26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내 교수연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 소속 조교에게 개인 연구실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후보자는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거짓 해명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커피는 한 잔도 캐리어에 담기, 설탕은 꼭 2개”

2018년 여름부터 반년 동안 센터에서 연구원(조교)으로 일한 ㄱ씨는 3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그만둘 때까지 매일 아침 박 후보자 개인 연구실 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교수 개인 연구실은 보통 문이 잠겨있기 때문에 청소 노동자가 쉽사리 들어갈 수 없는 장소다.

ㄱ씨는 “박 후보자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고 바닥 청소뿐 아니라 물건 정리까지 해야 했다”며 “특히 청소 인수인계를 했던 전임자가 ‘책상 위 거울은 항상 특정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유의점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종이로 적혀있진 않지만 ‘구두 매뉴얼’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ㄱ씨는 “커피 심부름을 할 때는 한 잔을 시키더라도 테이크아웃 캐리어에 담아야 하고, 꼭 설탕 2개를 챙겨서 넣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보는 앞에서 단체대화방 나가게 시키기도”

ㄱ씨는 “박 후보자가 센터 관련 단체대화방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9년 1월께 ㄱ씨가 취업을 하고 센터를 그만둘 준비를 하던 시점의 일이다. ㄱ씨는 “교수님이 잠깐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본인이 보는 앞에서 센터 관련 단체대화방을 나가게 시켰다”며 “당시에는 긴장해서 아무 말을 못했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ㄱ씨는 박 후보자의 유별난 요구에 대해 “혹시라도 본인이 책잡힐만한 일이 없도록 사전에 그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처럼 당사자 증언이 있음에도 박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청소를 시킨 사실도, 메시지를 지우라고 한 것도 전부 사실이 아니라는 게 후보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노컷뉴스>가 먼저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생 등 관계자들을 인터뷰해 ㄱ씨의 사연을 포함해 ‘갑질’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때도 교육부인사청문회준비단은 “해당 내용은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병국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조교의 기본업무에 청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상식이지만 교수 중심의 권위적인 대학 문화로 인해 개선이 잘 안 되고 있다”며 “박 후보자는 무조건 부정할 게 아니라 잘못된 관행에 무뎠던 본인의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민주당 “자진 사퇴·지명 철회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에서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은 경악스럽다”며 “조교와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커피 심부름, 청소 등을 시키고 본인과 나눈 메시지 기록을 삭제하도록 입막음을 시킨 것은 교육부 장관은커녕 교육자의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박순애 후보자는 만취 음주운전, 논문 표절에 이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재직 당시 ‘갑질’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김승희, 박순애 두 후보자는) 이제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를 논의할 의미조차 없어졌다. 자진 사퇴하거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