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타파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은 지금 폭풍 전야"

조현호 기자 2022. 6. 30. 14: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7세대 잇단 당대표 출마 선언 "깜짝 놀랄 결과 나올 것"
"계파 팬덤 문제? 지난 5년간 계속 해온 것 몰랐나"
친문 강병원, 친명 강훈식 나온다고 세대교체 될까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이른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의원들의 출마가 이어져 주목된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횡행할 정도로 이재명 외에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에 맞서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나 있던 세대들이 판을 뒤집겠다고 나섰다.

특히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당이 폭풍전야라며 전당대회에서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1971년 성균관대학교 90학번으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에서 정치활동을 하다 민주당에 합류했다. 다른 97세대인 강병원 의원(71년생, 서울대 90학번)은 지난 29일 출마를 선언했고, 강훈식 의원(73년생, 건국대 92학번)은 오는 7월3일 출마 선언을 한다고 30일 밝혔다. 다만 이들 가운데 강병원 의원은 친문이고, 강훈식 의원은 친명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세대교체 주자로 뛰어든다고 해서 친문, 친명 등 신구 주류의 대리인 이상을 넘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달라졌다. '몸부림쳐야 당이 살겠구나'라며 인식과 말씀, 행동이 달라졌다”며 “그걸 보고, 망설이다가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친명계, 친문계 등 당내 신구 주류 계파에 속하지 않은 박 의원은 “계파없는 내가 나가서 무슨 변화를 끌어낼 수 있겠느냐도 생각했지만 지난 의원 워크숍 때 말씀을 들어보니 '나도 몸부림쳐야겠구나', 보장된 것 없는 길이지만 용기가 생겨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당내 계파에 곁불 쬐지 않던 자신이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어대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뛰는 기대감으로 바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가치를 놓고도 박 의원은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우리도 그 누구도 모른다”며 “청년들이 가슴이 뛰는 민주당,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와 같이 보호받지 못하는 청년들과 함께 하는 민주당으로 새롭게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97세대의 출마러시를 묻는 코리아타임스 기자 질의에 박 의원은 “나이가 비슷하다고 같은 세대라고 얘기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나이 비슷한 사람끼리 세대교체하자고 얘기하자는 것은 낡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세대교체의 힘을 주류교체로 끌고 나가야 한다”며 “서로의 가치로 경쟁하고 협력하고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이 주재한 자리에서 97세대 의원들이 도원결의했다는 얘기의 진위를 묻는 MBC 기자 질의에 박 의원은 “도원결의는 아니고, 이인영 의원이 '용기 갖고 나서라'는 격려의 말씀을 했고, 그 의미은 세대교체로 새로운 희망을 보여달라는 요구였다고 해석한다”며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여서 감사드린다. 기존 선배그룹과 기성세대가 이렇게 하나둘씩, 결국 집단적으로 길을 비켜주는 경우가 또 있었느냐”고 평가했다.

86세대와 97세대를 나누는 기준과 지금 97이 더 낫다는 이유는 뭐냐는 질의에 박 의원은 (“97세대 중에도) 계파 정치가 횡행하던 민주당에서 곁불쬐던 사람들이 나이 젊다는 이유로 주역이 될 수 있겠느냐”며 “조국 사태 때, 위성정당 사태 때, 서울시장 사태 이후 출마했을 때 할 말도 못하고 침묵하거나 물러서게 했다면 선택받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엔 친명과 친문만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다고 보는가, 그게 현실이라면 그런 현실을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박용진 의원은 “그저께 어떤 분이 제게 '왜 이렇게 조용하느냐'고 하던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지금 '폭풍전야'다. 전당대회 결과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어차피 계파에 의해 (당 대표는) 결정될 거야라는 우울한 예측을 할테고, 저의 출마도 '찻잔 속 태풍'이라고 하겠지만 폭풍 전야다”라며 “민주당이 (이번 전대)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를 것이고, 계파 논리에 의해 휘둘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파 논리가 지배할 거라며 생각했으면 '계파 해체 선언' 얘기도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이) 변화의 시작이며, 저도 그 변화의 작은 불씨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박 의원이 '어대명이라는 체념'이라는 표현을 쓴 것과 관련, 왜 이재명 의원이 체념의 대상이 됐느냐고 묻자 박 의원은 “이재명 후보도 전당대회에 나오라, 그래서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이 뭔지를 놓고 세게 붙자”며 “그러나 개혁과 혁신의 내용이 뭔지를 말씀하셔야 한다. 그런 것 없이 지금 상황에서 '이재명 외 다른 대안 있느냐'고 반복하는 것은 안 맞는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의원에 맞서기 위해 97세대들의 단일화도 가능하느냐는 뉴시스 기자 질의에 박 의원은 “역동성 있는 전당대회가 되기 위해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느냐는 한국일보 기자 질의에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과 친한 분들이 지금 이재명 외에 다른 대안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 '사흘이면 천하를 뒤집을 수 있다'고 했고, 지금 두 달이나 남았다”며 “두 달 동안 민주당 역동성 발휘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분당론에 대해서도 그는 “분당론을 말하는 분이 계신데,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절망적 전망을 내세워 당의 미래를 세워 나갈 수 없다”고 했다.

프레시안 기자가 계파와 팬덤을 결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복안을 묻자 박 의원은 “계파도 있을 수 있고, 팬덤도 좋은 것이나, 계파에 당이 흔들리고 정치훌리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전당대회 룰을 세게 바꿔야 한다. 일부 계파 의견과 일부 팬덤의 주장이 과대 대표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특히 “지금에 와서야 계파와 문자폭탄, 팬덤이 잘못이라고 하는데, 그건 지난 5년간 있어 오지 않았느냐”며 “그 때는 뭐하고 지금 와서 얘기하는지 답답하지만, 의원들이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게 변화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민주당이 그동안 소외된 사람을 대변하지 못한 이유가 뭐냐는 경향신문 기자 질의에 박 의원은 “화물연대 노동자 파업을 통해서도 봤지만 사회적 합의와 갈등의 구조를 조정해야 하는데, 전면 재조정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에 반성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것을 못해서 집권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너희도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의 정당 아니냐'는 실망감이 낮은 지지율로 나타났다고 본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이끈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가장 현실적 문제인 공천권 갈등과 관련해 박 의원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인위적 일이 벌어지거나 내 사람 심기, 혹은 생각이 다른 사람이나 계파가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일이 나오면 선거도 망한다”며 “공천은 예측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