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반도체 학과 신설 시 교수확보 시설투자 학생충원 '삼중고' 우려

박하늘 기자 2022. 6. 30. 13: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학과 신설 위해선 정부 대대적 투자 필요
공동 기계원 설치 등 방안 제시

[천안]정부의 반도체 관련 학과 신설과 학부생 증원 계획에 대해 천안·아산지역 대학 기획처 담당자들은 지방대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방대의 열악한 재정에서는 교수 확보, 시설 투자가 어려우며 반도체 학과를 신설한다 해도 취업연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학생 충원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천안시는 29일 오전 시청 중회의실에서 반도체학과 신설 증원에 따른 천안시 지역대학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사진> 이날 협의회에는 공주대, 남서울대, 단국대, 백석대, 순천향대, 한국기술교육대, 호서대 등 7개 대학 기획처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협의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교육부가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확대를 검토하는데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반도체 학과 관련 학부생의 정원을 수도권 대학 4100명, 비수도권 대학 3900명 증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아산지역 대학들은 반도체 학과 신설에 대해 학생 충원과 교수 확보를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남서울대 김창덕 기획평가과장은 "반도체 관련 학과의 경쟁률을 전부 조사하니 수도권의 평균 경쟁률은 수시 모집 때 1:13 이었다. 지방권의 평균 경쟁률은 1:2.9"이라며 "입시 트렌드가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이 천안 지역까지 지원을 안 하려고 한다. 수도권 전문대학에 지원을 한다. (지방대학 반도체 학과) 만들면 미달이다. 지금 지방에 있는 반도체 관련 학과도 여유 있게 채우지 못하는 걸 알고 있다"고 짚었다. 김창덕 과장은 "수도권에 있는 교원 연봉과 지방에 있는 교원 연봉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여기서 뽑았다 하더라도 1년 이내에 수도권으로 가버린다"라며 "학과를 개설하면 교지, 교사, 교원 확보율, 수익용 기본 재산 등 4대 요건을 맞추도록 돼 있다. 이런 부분을 전부 해결하지 않으면 지방대학에서 신설학과로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호서대 곽경대 기획부처장도 "후공정, 패키징, 선공정, 팹디자인 쪽 전공 교수 숫자는 적다"며 "서울에서 모셔와야 되는데 급여, 정주 여건이 맞지 않는다"라고 의견을 보탰다. 그는 "경북대에 반도체 학과가 취업형 계약학과로 있다.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며 "지역에 있는 대기업에서 적어도 10명씩 데려간다고 하면 학생 모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 투자에 대한 부담도 토로했다. 순천향대 이동희 기획예산팀장은 "평균 등록금이 한 700만 원에서 800만 원 선 400명으로 계산하면 대략 10억 원이고 10억 원 중에 교원 4명 뽑으면 인건비는 6억 원"이라며 "기자재 하나 사는데 10억 원인데 감가상각이 5년이다. 감가상각비를 2억 원 정도로 생각하며 학과에서는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재가 교육의 핵심인데 학과나 대학에서 구입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반도체 기술 연구원과 공동 기계원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