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전종서 "BTS 춤 이 악물고 췄다, 낯간지러워"[EN:인터뷰①]

이민지 2022. 6. 30. 13: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6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다.

전종서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남한에 내려왔으나 사기꾼들에게 자본주의 사회의 쓴맛을 본 북한 이주 노동자 도쿄 역을 맡았다. 인생을 포기할 때쯤 교수(유지태 분)를 만나 강도단에 합류한 도쿄는 그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며 베를린(박해수 분)과 충돌한다.

- 대본을 읽기 전부터 도쿄 역일거라 예상했다고 밝혔는데 ▲ 원작을 봤기 때문에 시나리오 제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도쿄라 생각했다. 원작처럼 사고치고 자유롭게 사랑하고 솔직하고 트러블을 만드는 도쿄를 생각했다. 막상 책을 보니 너무 달라져있더라.

- 원작과 달리 사고 안 치는 도쿄를 연기했다.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 원작과 캐릭터의 성질이 좀 다르다는 것보다는 '종이의 집' 전에 내가 보여드렸던 캐릭터들과 다르다는 부분을 신경 쓴 것 같다. 탈선하지 않고 이념을 가지고, 사고를 안 치고 얌전한 느낌의 캐릭터를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신경을 좀 썼다. 이런 유형의 캐릭터를 처음 연기하니까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 한국판 도쿄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연기적으로 강조했던 포인트는? ▲ 감독님이 강조하셨던게 분명하다. 목소리다. 연극적이고 목소리 톤이 많이 낮았으면 좋겠다고 처음부터 이야기 하셨다. 목소리 톤을 낮게 가져가고 살짝 연극적으로 연기 스타일을 바꿨던 것 같다.

- 원작과 한국판 도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할까 ▲ 가장 큰 차이점은 보편성이다. 한국판 도쿄에는 보편성이 있다. 도쿄 하나만 보는게 아니라 한국판 '종이의 집' 전체 흐름을 봤을 때 어떤 일들, 사건, 상황이 도쿄의 돌발 행동에 의해 증폭되지 않는다. 사고나 트러블이 생겼을 때 도쿄가 정리하고 원래의 방향으로 가지치기 하고 강도단을 끌고 가려고 한다. 교수의 지시와 이념을 지키고 질서 유지를 하려는게 가장 큰 차이점 아닐까 싶다. 나잇대도 많이 어리게 설정됐다.

- 방탄소년단 춤을 추는 장면이 화제였다 ▲ 인터넷에 춤 연습 영상이 밈처럼 돌아다니더라. 이 악물고 했던 것 같다. 나도 BTS를 좋아하지만 BTS를 너무 좋아하는 북한 소녀로 나온다. 캐릭터 설명 부분인데 하면서 이 악물고 부끄럽지만 최대한 열심히, 대본에 충실했던 것 같다. 근데 낯간지러웠다. (웃음)

-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 오픈 전에 '종이의 집'을 프리뷰처럼 넷플릭스에서 열어주셨다. 후반 작업 후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했다. 친구들과도 봤는데 반응은 좋았다. 물론 아쉬운 점이 있다고도 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아침까지 봤던 것 같다.

- 사람마다 도쿄를 해석하는 방식은 다른데 전종서가 생각하는 도쿄는 어떤 인물인가 ▲ 6부까지만 오픈돼 있는 상황이라 내가 도쿄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말해보자면 원작 도쿄는 조금 더 여성스럽고 섹시하고 감정적이고 솔직하고 규칙이 중요하지 않다. 한국판 도쿄는 감정적이지만 이성이 앞선다. 가슴보다는 머리가 시키는게 조금 더 우선시 된다. 그게 가장 큰 차이점 아닐까. 상처를 원동력으로 하고 '돈을 훔치자'는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도박을 하게 되는 캐릭터이다. 순수하고 어린 것 같다. 백스토리나 지켜야 하는 질서를 캐릭터가 가지고 있어서 정해진 틀과 구역이 정확히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찾아내려 했다.

- 원작에서의 도쿄는 충동적이고 돌발적인 모습이 매력인데 한국판 속 한결 착한 도쿄가 아쉽지는 않았나 ▲ 어떤 캐릭터가 충동적이고 돌발적이고 탈선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역할을 하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할 것도 너무 많고 아이디어도 많이 생기고 연기할 때 자유롭다. 매력적일 수 있다. 근데 '종이의 집'은 배우들이 정말 많이 나오고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가지 상황이 한번에 돌아간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걸음 물러서고 시작한게 있는 것 같다. 몇십명의 배우들이 한번에 연기하고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한명 한명의 작고 큰 연기들이 모아져 전체적인 이야기가 됐을 때 그 이야기가 더 재밌어야 한다,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시작했다. 나 혼자 자극적이고 매력적이고 도발적인 캐릭터도 만났었고 그런데서 오는 재미도 있지만 이건 한명 한명이 모여 12개를 만드는 작품이었다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매력을 어필한다기 보다 강도단 전체가 보여주는 매력, '종이의 집' 전체가 보여주는 매력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 인기작의 리메이크라 출연이 부담 됐을 것 같다. 원작과의 비교도 걱정됐을 것 같은데 ▲ 원작 도쿄와의 비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작품 자체가 가져가는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도쿄는 너무 많이 달라진 캐릭터라 아예 다른 사람이겠다 생각했다. 내가 신경을 쓴건 선택했던 전작 캐릭터에 비해 도쿄가 동 떨어져있다는 점, 드라마라는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보편적이고 평범할 수 있고 재미진 자극 요소를 발산하는 캐릭터가 아닌데 이런 것들이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를 생각했다. '종이의 집'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 중 하나는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 '종이의 집'을 통해 조금 더 대중에 훅 다가가보고 싶었던게 있다.

- 실제 본인과 도쿄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 실제 성격의 나는 원작 도쿄와 닮은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판 '종이의 집' 도쿄와 닮은 건 아이돌을 정말 좋아하고, 도쿄가 교수의 이념을 강하게 믿고 그것에 대한 절대 신념이 있고 깨끗하게 무언가를 믿는 점이다. 나도 어떤 대상이나 사람이 주는 이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도, 한가지를 믿기 시작하면 쉽게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게 있다. 맹신하고 충성적인 모습이 한국판 도쿄와 닮은 것 같다.

-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최애 아이돌은? 극중 인물처럼 춤도 따라 추기도 하나 ▲ 지금은 해체됐지만 여자친구를 오래 좋아했다. 컬러링도 여자친구 노래였다. 그리고 트와이스 광팬이다.지금은 트와이스 노래가 컬러링이다. 춤을 따라추지는 못한다. 나는 춤과 노래를 동시에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못하는 걸 가졌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아닐까. 신기하고 예쁘다. 남자 아이돌보다 여자 아이돌을 훨씬 좋아한다.

- 글로벌 사랑을 받고 있는 소감은? ▲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다. 단톡방이 있는데 다들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보지 않은 분들이 더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반응이 어떨지 기대하고 설레고 있는 상황 같다.

- 호불호가 나뉘고 아쉽다는 의견도 있는데. 스스로 가장 아쉬운 점, 만족도는? ▲ 아쉬운 점도 있고 리뷰도 봤다. 그냥 리뷰라 생각한다. 좋은 글도 많고. 가까운 지인들도 '이런 건 아쉽고 이런 건 좋았다'고 솔직한 리뷰들을 준다. 지금 뭔가 아쉽다,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겠다 싶다. '조금 더 내 스타일대로 가볼 걸 그랬나, 밀어부쳐 볼 걸 그랬나'라는 생각을 조금씩은 하고 있는 것 같다. '종이의 집'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작품 하나를 끝냈을 때 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웃음)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