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9620원' 뿔난 재계.."물가 상승·일자리 불안 초래"

오진영 기자 2022. 6. 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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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정해진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최저임금이 이미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인데다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인상폭을 기록해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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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한 참석자가 2023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마친 뒤 표결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3위일 정도로 높다. 추가 인상은 물가 상승 악순환만 초래할 것."(전경련 입장)

재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정해진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최저임금이 이미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인데다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인상폭을 기록해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의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주요 경제단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입장문을 잇따라 발표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과 해외발 공급난, 글로벌 원자재가 상승 등 한국 경제 위기가 어느 때보다 심각해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업종별로 임금 인상안을 차등적용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경련은 이날 '2023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입장'을 통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올해보다) 5.0% 인상된 9620원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7.7% 수준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으며 평균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3위일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2.62%에 그쳤으나 최저임금은 연평균 7.25%나 올랐다. 같은 기간 물가도 평균 1.56% 상승한 데 그쳤다.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5년간 물가보다 4배 이상 오른 최저임금 수준이나 최근의 복합경제위기, 한계에 이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이번 5.0%의 인상률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여파와 3고 현상이 겹치면서 버티기 힘들어진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일자리를 줄여 되레 근로자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의 논평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뛰어넘는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가중시켜 소속 근로자의 일자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저임금제가 양극화를 완화하는 적절한 정책수단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이번 인상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과 동떨어진 최저임금 수준을 주장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은 부작용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빠른 시간 안에 이의제기를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번 결정을 무력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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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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