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하게 됐지만.."진짜 승자는 에르도안"

정혜인 기자 2022. 6. 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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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핀란드와의 쿠르드족 갈등 해결,"쿠르드 지원 중단·무기 수출금지 해제".. 에드로안, 정치적 위기 돌파 도움될 전망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승인 관련 진정한 승리자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토 30개국 동맹국 중 유일하게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 승인을 반대했던 튀르키예가 나토 정상회의 직전 회담에서 '찬성표'를 앞세워 그간 양국 사이에 존재했던 갈등 요인을 모두 해결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CNBC는 정치분석가 등 전문가를 인용해 최악의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핀란드와의 '나토 가입 거래'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으며 진정한 승리자로 거듭났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조된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고자 나토에 가입하려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절박한 상황을 역이용해 튀르키예 국익을 극대화하며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넘기는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튀르키예는 전날 스웨덴·핀란드·나토와의 4자회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29일부터 본 일정에 돌입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들의 가입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해당 양해각서에는 튀르키예 내 무장 독립세력인 쿠르드족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의 요구사항을 스웨덴과 핀란드가 수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양해각서에 서명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존의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에르도안,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 /AP=뉴시스

튀르키예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테러 조직으로 간주한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를 포함해 주변 4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국가 없는 민족이다.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은 독립을 주장하며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튀르키예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튀르키예 당국은 쿠르드족이 독립을 위한 폭력적인 전술로 유혈사태를 촉발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만 4만명 이상에 달했다고 지적한다.

또 튀르키예는 PKK의 시리아 내 분파로 판단하는 쿠르드민병대(YPG)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한 것을 이유로 스웨덴과 핀란드가 이 단체를 지원해왔다면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튀르키예는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찬성 조건으로 쿠르드족 관련 모든 단체와의 관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스웨덴에는 전체 인구의 약 1%에 달하는 10만명의 쿠르드족이 살고 있고, 의회에서는 쿠르드계 의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는 튀르키예의 나토 가입 신청 대가로 △YPG 지원 철회 및 단속 강화 △쿠르드족 관련 범죄인 튀르키예로 인도 △튀르키예 대상 무기 수출 금수 조치 해제 등을 약속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2019년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장악 지역에서 군사 공격을 한 튀르키예에 무기수출 금지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스웨덴·핀란드 양해각서 체결은) 나토의 승리이자 에르도안의 승리이기도 하다"며 "이번 승리는 튀르키예가 최악의 경기침체와 국민 70% 이상이 인플레이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 강화를 위해 꼭 필요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블루베이 자산매니지먼트의 티모시 애쉬 신흥시장 전략가는 29일 투자자 메모에서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승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한 모두의 승리이고, 에르도안 대통령에겐 좋은 결정"이라며 "이번 결과로 그(에르도안 대통령)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약간의 정치적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6월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튀르키예의 극심한 경제난과 물가상승으로 그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튀르키예 안팎에서는 튀르키예의 경제난은 전 세계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완화' 정책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금리인하를 고(高)물가 안정화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애쉬 전략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에 대한 입장 번복 계기로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승기를 잡을 기회를 얻게 됐다고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 반대 철회에 대한 보상으로 그간 교착상태에 있던 F-16 전투기 거래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그간 난항을 겪었던 미국산 F-16 전투기 판매에 대해 논의한다.

미국은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산 S-400 미사일방어시스템을 구입하자 튀르키예를 F-35 전투기 판매 대상국에서 제외하고, 튀르키예 국방산업에 제재를 가했다. 이에 튀르키예는 F-16 개량형 40대와 기존 터키 F-16 전투기 약 80대를 개량할 수 있는 현대화키트를 구매하는 것으로 방향을 변경했으나, 이마저도 미 의회의 반대로 교착상태에 직면했었다.

하지만 튀르키예의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반대'를 철회한 이후인 29일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튀르키예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를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양국 간 전투기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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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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