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로 압류된 260억 가치 흑인 부부 해변, 1세기만에 후손에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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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여전히 인종차별이 있던 지난 1924년 지방의회에 의해 강제 수용됐던 흑인 소유의 주요 휴양지가 거의 100년이 다 되는 지난 28일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에 의해 원래 소유자의 후손들에게 반환됐다고 B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맨해튼 비치의 일부인 브루스 비치는 지난 1912년 찰스와 윌라 브루스 부부가 흑인들을 위한 해변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 1225달러(약 160만원)에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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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912년 흑인 휴양지 만들려 160만원에 구입…현 가치 260억원
12년 뒤 공원 조성 명목 강제 수용으로 압류
성공한 흑인 사업가 몰아내려는 인종적 동기에서 비롯 인정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여전히 인종차별이 있던 지난 1924년 지방의회에 의해 강제 수용됐던 흑인 소유의 주요 휴양지가 거의 100년이 다 되는 지난 28일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에 의해 원래 소유자의 후손들에게 반환됐다고 B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맨해튼 비치의 일부인 브루스 비치는 지난 1912년 찰스와 윌라 브루스 부부가 흑인들을 위한 해변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 1225달러(약 160만원)에 구입했다. 브루스 비치의 가치는 현재 약 2000만 달러(약 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흑인 부부가 비치를 사는 것에 대한 강한 반대에도 불구, 매입에 성공한 찰스와 윌라 부부는 이후 10여년 간 이곳을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위한 곳으로 운영했고, 브루스 비치는 흑인들에게 인기 휴양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흑인들이 몰려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백인들의 방해 공작은 집요했다. 경찰은 브루스 비치에서의 주차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했고, 인근의 백인 토지 소유주는 무단침입 금지 표지판을 세워 브루스 비치로 가려는 흑인들에게 1㎞ 가까운 거리를 걸어 돌아가야만 하게 했다.
이 같은 방해 공작에도 브루스 비치를 찾는 흑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공원을 조성하겠다며, 도로와 공공건물에 필요한 토지를 강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도메인법'에 따라 브루스 비치를 압류했다.
브루스 비치가 공원이 되기까지는 수십년이 흘러야 했고 그동안은 공터로 남아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시는 27일 브루스 비치를 찰스와 윌라 부부의 증손자인 앤서니 브루스에게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시 당국은 "해변 압류가 성공한 흑인 사업체와 그 후원자들을 몰아내기 위한 인종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인정했다.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오랜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브루스 비치에는 몇년 전부터 찰스와 윌라 부부의 이름을 새긴 명판이 세워졌고,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해변 반환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로스앤젤레스시 당국은 앤서니 브루스 가족으로부터 해변 땅을 연간 41만3000달러(약 5억3600만원)에 임대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향후 해변을 최대 2000만 달러에 매입을 허용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앤서니 브루스는 "오늘 같은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 로스앤젤레스는 증조 할아버지 할머니를 재정적으로
파괴했고,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늘 일어난 일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환 결정이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은 미국 역사의 한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알게 해주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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