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잤을 뿐인데 4kg 빠진다고?..수면 다이어트의 비밀 [건강!톡]

이미나 2022. 6. 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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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처럼 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는 물론 신체 면역력도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다.

잠이 부족하면 살이 찌는 이유는 수면시간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양 조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제대로 잠을 못 자면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뇌는 지방과 당 섭취가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밤늦은 시각에 간이 세고 기름진 야식이 당기는 현상은 단순 기분 탓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면 잠만 잘 자도 살이 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해 보자.

잠을 적게 자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은 감소하고 식욕을 돋우는 ‘그렐린’이 증가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수면 시간이 8시간인 그룹과 5시간인 그룹을 비교한 결과, 5시간 수면한 그룹의 그렐린이 14.9% 증가하고 렙틴은 15.5%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식욕이 25%나 증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단순 칼로리 환산하면 1인당 하루에 350~500kcal를 평소보다 더 섭취하는 셈이다.

렙틴은 지방 세포에서 나오는 호르몬으로 체내 지방 수위에 대한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렙틴의 감소는 체내에 축적된 지방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고 뇌는 렙틴이 결핍되면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할 것을 주문하게 된다.

5~10세의 어린이 4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도 약 11시간 잠을 자는 어린이의 과체중 또는 비만 확률은 13시간 잠을 자는 어린이보다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면 시간을 하루 1시간만 늘려도 음식 섭취량을 100㎈ 정도 줄일 수 있어 연간 4.53㎏을 줄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깨어 있으면 신체가 낮 시간으로 이해하고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욕을 자극하는 그레린이 분비되고 렙틴이 줄어들며, 그로 인해 충분한 양의 음식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

특히 0시~3시까지 3시간 동안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면 질 좋은 수면을 유지하기 수월할뿐더러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 가장 많이 분비되는 성장호르몬과 함께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이점이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잠을 깊이 자는 것이 식욕 조절에 도움을 주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팀 조사에서도, 잠이 부족하면 식욕 호르몬은 늘고 식욕억제 호르몬은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즉, 하루 6시간보다 적게 자면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이 늘고 인슐린 감수성이 줄어들며,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감소한다고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숙면의 정의는 무한정 긴 시간 자는 것이 아니라, 하루 7~9시간 잠을 깊이 자는 것이다"라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정~오전 4시가 수면시간에 들어가도록 수면시간을 정하고, 중간에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도, 습도, 조도, 소음 방지 등 수면 환경을 잘 조성하고, 각성 효과가 있는 커피를 끊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숙면하기 좋은 침실의 온도는 16~28℃, 습도는 60% 전후다. 온도계와 습도계를 구비해 잠자기 전 한 번씩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당량의 알코올 섭취는 스트레스 지수를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수면을 유도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음주 후 잠자리에 들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자던 중간에 깨서 화장실에 가거나 알코올 해독을 위한 간의 운동이 숙면을 방해하게 된다.

수면 다이어트는 말 그대로 수면의 양과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되도록 자정 전에 잠을 자도록 하자.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면 다이어트에 더욱더 효과적이다.

잠을 깊이 자려면 아침에는 활동량이 높은 유산소 운동, 저녁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요가, 훌라후프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 꼭 운동해야 한다면 밤 10시 이전에 끝내도록 하자.

도움말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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