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무죄 확정..'3연임' 청신호

■ ‘부정채용 의혹’ 리스크 해소

사업기반 확대 위한 M&A 등

‘공격경영’에 속도 붙을 전망

종합금융그룹 경쟁에도 탄력

대법원이 4년 가까이 끌어온 조용병(66·사진)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신입 행원 부정채용 의혹’ 사건에 대해 30일 무죄로 최종 판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사법 리스크’ 해소에 따라 ‘리딩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조 회장의 공격 경영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참고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향후 5년간 경영진 자격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오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중 부정합격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과 성차별적 채용으로 인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부분 등에 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함께 기소된 윤승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인사부장이던 김모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다른 기간 인사부장으로 일한 이모 씨에겐 벌금 1500만 원이 확정됐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5~2016년 외부에서 청탁받은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등의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과정 중 점수를 조작해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가 3 대 1이 되도록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로 2018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20년 1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부정 합격했다고 본 3명 중 2명은 정당한 절차로도 합격했을 것으로 판단되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관여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금융권은 사법 리스크에 종지부를 찍은 조 회장이 3연임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조 회장 취임 이래로 강력하게 추진해온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역량 강화에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015년 3월 신한은행장을 역임하고 2017년 3월 회장에 취임한 조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보험사·은행·벤처캐피탈·신탁회사의 잇단 인수를 주도하면서 수익 모델 확충과 사업 기반 확대에 앞장서 왔다. 신한금융그룹은 ‘순이익 1위 종합금융그룹’을 두고 KB금융그룹과 각축전을 벌인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4조193억 원을 기록, 처음으로 4조 원 순이익 시대를 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재임 기간 비은행 계열사 양성을 통해 외형 성장을 확대하고 내실 성장을 다져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법 리스크 해소로 3연임 성공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관범·김규태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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