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프로이트 그린 베이컨..683억 기록 썼다

김슬기 2022. 6. 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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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베이컨의 프로이트 초상
4333만 파운드에 낙찰 기록
플로라 유크노비치 36억 낙찰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이 라이벌을 그린 '루시안 프로이트의 초상 연구'가 683억원에 낙찰되는 기록을 썼다.

29일 밤, 소더비 런던 이브닝 경매에서 가장 위대한 20세기 영국 화가인 프란시스 베이컨과 루시안 프로이트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상징하는 작품을 두고 수집가들 경쟁하면서 4333만파운드(약 683억원·수수료 포함)에 새 주인을 찾았다.

초상화를 주로 그리며 인간의 모습에 깊이 헌신했던 베이컨과 프로이트는 '세기의 라이벌'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예술가 그레이엄 서덜랜드에 의해 소개되었고, 그 때부터 가까운 관계가 발전했다.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웠던 1964년과 1971년 사이에, 베이컨은 그를 14번이나 그렸다. 1953년부터 1959년까지 프로이트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기네스 맥주 양조장 상속녀 레이디 캐롤라인 블랙우드는 베이컨이 "루시안과의 결혼 생활 내내 거의 매일 밤,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1970년대, 프로이트가 나중에 누리게 될 비판적인 인정을 받기 직전에, 그 둘은 사이가 틀어졌고, 서로에게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항상 라이벌이었고, 경쟁적이었고, 서로를 질투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시안 프로이트의 초상 연구`, 198x147.5cm [사진 제공 = 소더비]
이 그림은 원래 거대한 삼면화의 중심에 위치한 작품이었는데, 1965년 더블린에서 이 작품이 마지막으로 전시되었을 때, 삼면화는 분할됐고 중앙 패널은 영국의 귀족인 콜린 테넌트에게 팔렸다. 1993년 뉴욕 경매에서 삼면화 중 측면 패널이 170만 달러에 개인 수집가에게 팔렸다. 다른 하나는 현재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박물관에 걸려 있다. 29년만에 작품가가 31배가 오른 셈이다. 현 소유자는 1980년대 초 이 그림을 구입했지만 전시한 적이 없는 유럽인이라고 소더비는 말한다.

베이컨의 최고가 기록도 프로이트를 그린 1969년작 삼면화 '루치안 프로이트에 대한 세 개의 습작'이 2013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4240만달러(1852억원)에 팔리며 수립된 바 있다. 당시 기록이 삼면화인 걸 감안하면, 이번 경매 출품작이 이전 기록을 깨뜨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컨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날 런던에서 열린 영국 미술 및 근현대 미술 경매는 1억4920만파운드(2351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1억4300만~2억100만파운드의 기대 치에 미달했다.

존 컨스터블의 '구름의 연구'는 15만 파운드 추정가로 출품되어 73만파운드(11억50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또 한번의 탄성을 자아낸 경매는 떠오르는 스타 작가 플로라 유크노비치였다. 추정가 20~30만 파운드에 출품된 '부셰의 몸(Boucher's Flesh)'이 233만파운드(36억8000만원)에 팔리며 시작가의 10배를 넘어서는 기록을 썼다. 로코코 화가 프랑수아 부셰의 '에우로페의 납치'를 재해석한 화사한 대작이다.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Boucher`s Flesh`, 215x180 cm [사진 제공 = 소더비]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구름의 연구'도 9분간의 경합 끝에 1120만파운드(177억원)에 팔렸다. 스탠리 휘트니도 자연의 광활함과 지평선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린 'The Wild West'가 90만6200파운드(14억원)에 팔리며 선전했다.

이날은 여성 예술가들의 인기도 확인한 밤이었다. 안나 웨얀트의 정물화 'Buffet'는 46만6200파운드(7억3500만원)에 팔렸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 대표작가로 전시를 한 시몬 리의 조각 'Blue/Black'도 경합 끝에 61만7400파운드(9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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