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글로벌 人材 전쟁..교육개혁 절박하다

기자 입력 2022. 6. 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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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경제-안보-기술 대전환의 시대

선도국이냐 2류국이냐 갈림길

우수한 인재 확보가 최대 관건

반도체 기술전쟁 갈수록 격화

국내 넘어선 글로벌 시야 절실

교육 구국 자세로 인력 키워야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글로벌 팬데믹 등으로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 와중에 기존의 가치는 해체되고 새로운 원리와 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일각의 말처럼 이제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석유가 아니라 반도체로 바뀌었고, 석유를 둘러싼 자원전쟁이 아닌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도체 자립이 국가 생존과 번영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당연히, 이 기술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누가 더 신속히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느냐다. 전 세계적으로 숙련된 반도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국내에서만 앞으로 10년간 3만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대만·중국은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에 들어갔다. 관련 학과 개설로 인재를 양성하고, 부족하면 해외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각국은 산업 스파이 금지 명목으로 인재 유출 방지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 걸린 싸움에서 말 그대로 죽기 살기로 인재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대전환의 시대에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온다. 적극적인 대응과 혁신으로 선도 국가로 도약하거나,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주저하다 2류 국가로 전락하거나 둘 중 하나다. 물론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갖춘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해 볼 만한 싸움인 것 같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강력한 교육 규제와 대학의 심각한 재정 상태라는 이중고가 인재 확보 경쟁에서 우리 발목을 단단히 붙잡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도 반도체 인력 양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여러 가지 규제에 막혀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교육부에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하고, 첨단 기술 인력 양성에 걸림돌이 돼 온 대학 규제들을 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뒤늦었지만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현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에 대해서도 여전히 교육의 산업 논리 종속과 수도권·지방 대학 간 격차 확대 등의 우려가 나온다. 유의미한 지적이지만, 지금은 국가와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단순한 교육 논리가 아니라 직면한 글로벌 기술 경쟁과 기술 안보의 맥락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은 상아탑으로서의 대학이 아니라, 국권 회복을 위해 실력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대학의 교육 구국의 정신을 되살릴 때다. 원칙 준수 및 기계적 균형보다 국가 교육 체계의 유연성 강화,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전략적 사고 및 집중적 투자가 더 요구되는 때다.

대학의 성공적인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 증원 허용 △교수 연봉 차등화 허용 △현장 전문가를 교수로 활용할 다양한 채널 보장 △등록금 동결 해제 △정부의 재정 지원 보장 등 다양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런 교육개혁 없이는 여전히 우리나라는 인재 확보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고, 결국 글로벌 기술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다.

또한 지금 우리나라의 문제는, 우려처럼 교육과 산업이 너무 결합돼서가 아니라 충분히 결합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더 밀착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의 발전 논리와 지식의 거처가 바뀐 상황에서 교육과 산업의 관계를 예전처럼 이분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대만은 지난해에 첨단 기술 분야 대학과 기업의 협력 관련 규제 완화 법을 통과시켰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교육개혁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교육개혁만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을 통해 다양한 수준의 인재를 양성하는 장기 대책뿐만 아니라 이민 장벽을 낮추고 신속한 이민 수속을 통해 해외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단기적 대책, 양성된 국내 우수 인재의 유출을 막고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처우를 보장하는 대책을 포함하는 교육·외교·노동·보안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인재 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장래 번영을 보장할 새로운 국가 백년대계를 세울 때다. 아마도 그것은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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