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기자 입력 2022. 6. 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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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의 첫 상영회가 끝나고, 박찬욱 감독께 '내 인생의 일부분을 완성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가 박 감독과 함께 일하는 내 마음을 잘 설명한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박찬욱(59) 감독이 지난 5월 28일 제75회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최초의 감독상 수상자로 발표되기 4일 전에, 그 영화의 여주인공을 연기한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탕웨이(43)가 한 말이다.

하지만 그 영화는, 탕웨이가 박 감독 영화를 두고 "예전엔 진한 김치 맛이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자란 중국 지역의 청량하고 담백한 분위기"라고 한 말에도 공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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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영화 ‘헤어질 결심’의 첫 상영회가 끝나고, 박찬욱 감독께 ‘내 인생의 일부분을 완성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가 박 감독과 함께 일하는 내 마음을 잘 설명한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박찬욱(59) 감독이 지난 5월 28일 제75회 프랑스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최초의 감독상 수상자로 발표되기 4일 전에, 그 영화의 여주인공을 연기한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탕웨이(43)가 한 말이다. 신비스럽고, 욕망에 충실한 배역을 연기한 그는 “여러 면에서 굉장한 박 감독을 너무 사랑한다”며 “다른 별에서 온 생명체가 아닌가 생각했다”고도 했다.

탕웨이의 걸출한 연기력은 김태용 감독이 그와 결혼하기 전에 그를 위해 2011년 리메이크한 영화 ‘만추(晩秋)’에서도 감동적이었다. 냉정과 열정을 절묘하게 섞어서 드러내는 그의 연기를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달리는 버스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장면도, 만나기로 한 장소에 상대방이 끝내 나타나지 못한 이유를 얼핏 알아채고 경악과 절망이 교차하는 표정과 몸짓을 보이는 장면도 그중의 하나다. 한국 영화의 전설로 남은 고(故) 이만희 감독이 두 주인공의 불꽃 같은 사랑을 그린 문정숙·신성일 주연의 1966년 ‘만추’ 필름은 멸실되고, 스틸 사진 일부만 남아 있다. 그중의 한 장은 낙엽 흩날리는 공원의 벤치에 나란히 앉아 쓸쓸하면서 따뜻한 마음을 교감하는 장면이다. 박 감독도 ‘헤어질 결심’을 구상하면서부터 탕웨이 연기를 의식했다. 그런 캐릭터의 탕웨이 연기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각색·연출했다고 한다. 수상 직후 “내가 원했던 상은 남녀 연기상이었는데, 엉뚱하게 내가 받았다.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저 감독하고 일하면 좋은 상을 받게 해주는구나’ 하는 인식이 생긴다. 다음 작품 캐스팅할 때 도움이 돼서 좋은데, 좀 아쉽다”고 한 이유도 달리 없을 것이다.

‘헤어질 결심’이 29일 국내 개봉됐다. 박 감독은 “나는 대중을 위한 상업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 재미있어서 칸영화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영화는, 탕웨이가 박 감독 영화를 두고 “예전엔 진한 김치 맛이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자란 중국 지역의 청량하고 담백한 분위기”라고 한 말에도 공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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