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한중관계도 시간 지나 변해"

중국 속담 '30년 하동, 30년 하서' 인용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 강조
"변화된 양국의 위상 걸맞게 협력 강화"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위해 중국과 협력"

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한중관계도 지난 30년간 많은 변곡점을 지나왔다"며 "지난 30년간의 성장과 발전을 토대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새로운 30년을 함께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주최 '한중 수교 30주년 경제포럼' 축사를 통해 '30년 하동, 30년 하서'라는 중국 속담을 언급하면서 "세월이 흘러 황하의 물줄기가 바뀌어 동쪽이 서쪽으로 변한다는 뜻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는 변화와 부침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 내에서 달라진 양국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게 글로벌 과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의 내실을 다지는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변화된 시대에 맞게 새로운 관계를 재정립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지난 28일 세종 총리 공관에서 진행한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에서 '중국과의 외교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라는 질문에"한국과 중국이 서로에 이익이 되고 서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잘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는 상황과 관련해 "중국이 섭섭해서 경제보복을 하면 어쩔 거냐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세계가 존중하는 가치, 나아가야 하는 원칙을 추구하려는데 중국이 불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행동을 하겠다고 하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그것(불이익)을 회복시키기 위해 더 중요한 원칙을 깨부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 같은 보복이 있더라도 우리가 갖고 있는 외교원칙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물론이죠"라며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 총리는 이날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중국과 긴밀히 협조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양국(한중) 간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고위급을 포함한 여러 단계에서 긴밀히 교류하고 기후변화, 원자재 공급, 보건,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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