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빨리빨리" 경남교육청 스마트단말기 재배포 실상은
[파이낸셜뉴스] 경상남도교육청이 지역 일선 학교에 보급한 노트북(스마트 단말기)에서 보안 취약점 등 문제점이 지적되자 해당 단말기를 전량 회수했지만 촉박한 일정에 검증되지 않은 업체를 통해 물량 밀어내기에만 급급한 정황이 드러나 재차 도마에 오를 소지가 높아 보인다.
앞서 경남교육청은 5월 말 학생들에게 지급한 스마트 단말기에서 게임 설치와 실행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문제가 된 단말기를 모두 거둬들였다. 경남교육청은 당시 게임 설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일주일 안에 재배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경남교육청이 약속한 시점이 한참 지난 한 달여가 다 돼서야 단말기 재배포를 겨우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이란 시간 안에 수만대에 이르는 단말기 재설치 작업을 완료해 재배포할 것이란 발상이 탁상공론이라는 지적도 이미 적지 않았다.
실제 경남교육청의 스마트 단말기 재배포 사업을 수행한 한 사업자의 경우 6월 초 당시에만 약 10만여대의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교육청은 회수 단말기가 7만여대라고 밝혔는데 이 사업자가 언급한 물량은 여기에 향후 배포할 최초 지급 단말기 대수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경남교육청이 해당 사업자의 전문성보다는 얼마나 빨리 단말기 물량을 밀어낼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는 정황이 여럿 포착됐다.
이 사업자는 얼마 안 돼 아르바이트생 모집에 속도가 붙으면서 인근의 한 폐업 당구장으로 작업장을 옮겼다. 영업을 중단한 지 오래된 당구장이라 에어컨은 커녕 조명도 제대로 없는 환경이었지만 한 번에 작업할 수 있는 단말기 수는 100여대로 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백대의 단말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공유기 한두대에 의지할 정도로 인프라가 취약하다보니 작업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는데도 담당자는 속도를 내라고 부추기면서 자연스레 날치기 작업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유해사이트 차단 앱 등 일부 필수 보안 프로그램의 경우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데 설치가 더디다보니 이후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검수 과정을 생략하고 설치 여부만 확인되면 통과시키는 식으로 출고가 이뤄졌다.
이처럼 일당 지급 아르바이트생을 마구잡이로 모집하고 일관성 없는 작업 체계로 물량만 밀어내기에 급급한 사업자에게 경남교육청이 작업장까지 제공하면서 납품을 독촉해 재배포한 스마트 단말기에서 다시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 와중에도 경남교육청은 최근 물품 및 용역에 대한 통합계약으로 올 상반기 예산 128억원을 절감했다며 자화자찬하기에 바쁘다. 애초 스마트 단말기 보급 사업의 예산으로는 1578억원이 책정됐다.
경남교육청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문제가 된 단말기에 대한 수정 보완 조치는 완료해 현재 재배포를 끝낸 상태로 애초 8월 말까지 진행하기로 한 전체 물량에 대한 추가 단말기 작업이 내서중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우리로서도 생각치 못한 문제가 터지면서 다소 급하게 대응한 면이 없지 않지만 아직까지는 재배포한 단말기와 관련해 추가적인 오류는 보고된 바 없으며 앞으로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잘 챙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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