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우의 SI칼럼] 스포츠과학시대 '성큼'..스포츠R&D 촉각
카타르 '스마트 월드컵' 표방..ICT 경연장 예고
순수 국내 기술로 우주로 쏘아 올린 누리호의 발사 성공으로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 보다 높다. 우주와 연결된 초융합기술의 구현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스포츠 현장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맞춰 각종 운동 기구와 건강 보조 장비 등을 중심으로 생활스포츠를 비롯해 엘리트와 학교 체육 현장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바꿀 신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록 향상에 국격(國格) 높이는 스포츠과학
기록 추구는 스포츠의 중요한 속성 가운데 하나다. 각종 스포츠 경연장과 생활스포츠 현장에서는 과학기술을 접목한 기록과 숫자 등의 가치가 성적과 만족감이란 결과로 이어진다. 경기력 향상이 스포츠과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여겨지는 이유다.
근대스포츠 시대에 등장한 타임키퍼는 스포츠과학의 시초 격이다. 세계 최초의 1/5초 계측 기술로 아테네 올림픽(1896년)에서 활약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부터 1/10,000초 초정밀 분석이 가능해진 지금의 '오메가'까지 승부를 결정짓는 찰라엔 그들의 과학기술이 있었다.
계측 분야 만은 아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는 스포츠과학을 통한 '뽐내기' 물밑 경쟁이 불 붙는다. '절대 강자' 한국 여자양궁팀이 처음 도입한 '뉴로피드백(뇌파훈련)'과 쇼트트랙 대표팀의 '고산소 회복 훈련' 등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 훈련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국제대회는 전략 산업을 알리는 기술 경연의 장이 되기도 한다. 오는 11월21일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과학과 스포츠를 접목한 19개 프로젝트가 시연된다. 카타르 정부가 2018년부터 16억달러(약 2조500억원)를 투입해 스포츠와 헬스케어 분야 등을 지원했다.
대회 기간 중 카타르 정부는 경기장 교통 분야와 선수 건강 관리 등을 비롯해 경기장 패스트 트랙시스템과 스포츠 정보 온라인 허브, 디지털 입장권 시스템 등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국제 사회에 스포츠과학 강국으로의 국격과 면모를 확인시키겠다는 포부다.
◇스마트한 건강관리...사회적 비용 절감효과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2년 건강보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지난 1분기 9조8565억원으로 전체 42.6%에 달했다. 지난 2016년 25조원 대에 머물던 연간 총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 37조원대로 치솟았다.
스포츠과학은 건강관리를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긍정적이다. 노인 의료비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은 상황에서 스포츠 참여만으로도 의료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체계적인 스포츠 참여와 과학적 예방 관리 등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 스포츠 현장의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의료 분야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ICT(정보통신기술)가 융합된 의료기술로 맞춤형 건강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활 속 스포츠 현장과 맞닿아 있다.
최근 양평군이 실시중인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은 스마트폰 앱과 스마트 밴드를 활용해 건강과 운동 등 각 영역 별 전문가가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서비스다. 자신의 스마트폰 앱과 스마트 밴드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가 가능토록 해 신청자 문의가 줄 잇는다.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스포츠과학기술포럼은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 활성화와 스포츠 과학기술 교류 등을 위해 만든 단체다. 2007년 스포츠 기술교류를 위한 모임에서 시작돼 스포츠 기술 기업 150여개가 활동중이다.
장보영 스포츠과학기술포럼 회장은 "디지털 환경에서 스포츠와 과학기술이 접목된 재화와 서비스가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전후로 스포츠과학기술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삶을 장려해 사회적 간접비용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포츠 융합 연구 효율적 지원 등은 과제
스포츠 R&D(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는 풀어야 할 과제다. 스포츠과학의 업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이 분야에 따라 나눠 맡고 있다. 스포츠 R&D는 과기부가, 산업체 지원은 문체부가 맡고 있는 식이다. 누구 하나 집중 육성하기 애매한 구조다.
효율적 연구지원을 위한 기준 보완도 시급하다. 국내 과학기술 정책은 과기부가 관장한다. 해당 부처가 정보와 인력, 연구개발 사업 등의 기준을 정해 마련한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표'에 따라 관리한다. 보완이 필요할 시 적합성 평가 등을 통해 개정한다.
기준을 살펴보면 스포츠는 인문사회과학 중 문화와 예술 등과 함께 '체육'이란 항목으로 인간분야에 속한다. 스포츠과학 역시 스포츠심리학과 사회학 등 인문사회 분야와 자연분야(운동생리학, 생체역학, 스포츠의학 등)으로 나뉜다. 미래형 융합 연구에 대한 지원 근거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황종학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스포츠R&D는 스포츠과학을 기반으로 변화된 스포츠산업 현장에 초점을 맞출 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스포츠 현장에서의 융합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과학기술의 변화 등을 고려한 분류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삶은 글로벌 스포츠과학계의 화두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헬스·스포츠 R&D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 세계가 고령화로 몸 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속 스포츠 현장과 접목된 융합기술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유정우 칼럼리스트 소개 및 약력
경제지와 연예지, IT매체 등을 거치며 스포츠와 생활문화, IT 분야 등 취재를 맡아왔습니다. SI(Sport Industry)칼럼을 통해 국내외 산업 현장의 이슈와 트렌드 등을 깊이있게 전달하겠습니다.
-현 세계미디어 편집인 • 남서울대 겸임교수
-전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차장
-전 한경텐아시아 발행인
-전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이사
-전 대한스포츠경영관리사협회 이사
스포츠한국 유정우 칼럼리스트 kedsport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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