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인 대학 스포츠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SS집중분석]
지난 달 27일 미국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열린 칼리지 월드시리즈에서 미시시피 대학이 개교이래 첫 우승을 거뒀다. 예전에는 칼리지 월드시리즈를 CWS 약칭으로 불렀다. 최근 남여 평등에 따라 여자 소프트볼 월드시리즈의 존재로 남자는 M을 붙여 MCWS로 교정했다.
미국 대학스포츠는 비영리단체인 NCAA(National Collegiate Atjletic Association)에서 관장한다. 학교의 규모 종목의 기량에 따라 디비전 I, II, III로 구분된다. 남녀 종목이 거의 동일하다. 종목별로 시즌이 구분된다.
미국은 8, 9월에 학기가 시작된다. 가을 종목(8월~11월)은 크로스 컨트리, 필드하키, 풋볼, 축구, 배구(실내), 수구 등이다. 겨울(9월~3월)은 농구, 볼링, 펜싱, 필드하키, 체조, 아이스하키, 스키, 수영, 육상(실내), 레슬링 등이 포함된다. 봄(1월~5월) 종목은 야구, 소프트볼, 골프, 라크로스, 조정, 테니스, 육상(실외), 비치 발리볼 등이다.
대회 일정은 여기에 맞춰진다. 플레이오프 격인 대학농구 3월의 광란, 칼리지 월드시리즈, 대학풋볼 볼게임 등은 봄, 여름, 겨울 방학에 일정이 맞춰져 있다.
국내에서는 대학야구를 중계하지 않는다. 미국은 반대다. 미국에서 대학야구는 ESPN이 중계를 한다. 반면 고교야구는 없다. 고교 종목은 풋볼 정도만 가끔 화제의 팀을 중계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서 대학야구를 중계하지 않는 이유는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고교야구를 중계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방송 콘텐트로 맞지 않는다.
공부와 운동의 병행은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국에선 이를 병행하며 화제가 되는 선수가 꽤 있다. 이유가 있다. 미국은그게 가능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공부와 운동 병행을 요구하지만, 학교에 관련 스포츠 인프라는 전무하다. 미국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국은 고교를 신설할 때 기본적으로 육상 트랙, 축구장, 야구장, 소프트볼 구장, 농구 코트 등이 갖춰야 한다. 우리에 비해 땅이 넓고, 시와 주 재정도 뒷받침한다. 더불어 중요한 부분이 있다. 미국의 행정담당자들은 학창 시절 대부분 운동경험이 있다. 그들은 스포츠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떤지를 잘 안다.
고교도 마찬가지이지만, 대학 스포츠가 망가진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학생의 학습권을 강조하면서 부터다. 엘리트 스포츠를 없애고 레저 수준의 생활 체육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비롯됐다. 특히 국내 대학 스포츠는 특권층에게 갖은 혜택을 준게 드러나면서 고사 직전이다. 그래서 현재 대학에선 경기 출전시 학습 일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아마추어의 기형적인 스포츠는 드래프트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 KBO 드래프트에 고교 출신 79명, 대학은 19명이었다. 2021년 MLB 드래프트 총 612명 가운데 고교 출신 115명, 대학(주니어 칼리지 포함)은 497명이었다.
미국의 대학 진학은 기량을 더 다듬고 경험을 쌓는 통로다. 고교 때는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이지만 대학 진학 후에는 상위로 점프한다. 입단 계약금도 달라진다. 국내는 대학에 가면 기량의 쇠퇴다. 이런 기형적인 대학 스포츠를 개선할 움직임도, 리더도 없다.
현 대학 스포츠는 더 이상 나성범(KIA)같은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는 구조다. 대학에 들어가도 취직 못하는 학생은 수두룩하다. 정부와 국가가 이들을 구제하지 못한다. 애초부터 엘리트 운동 선수에게 과다한 학습 요구는 무리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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