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에 계약한 경윳값 2300원..통학버스 울면서 달린다

오현지 기자 2022. 6.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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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윳값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제주도내 학교, 회사 등과 수개월, 1년 단위 정기 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전세버스 업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계약 체결 당시 1000원 초중반대이던 기름값을 기준으로 하루 운송료가 책정됐지만, 경윳값이 폭등하며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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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비 천원 초중반대 계약..유가 폭등해도 운송료 '그대로'
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전세버스 주차장. 2021.11.7/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경윳값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제주도내 학교, 회사 등과 수개월, 1년 단위 정기 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전세버스 업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계약 체결 당시 1000원 초중반대이던 기름값을 기준으로 하루 운송료가 책정됐지만, 경윳값이 폭등하며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제주지역 경유 평균가격은 전국 최고가인 L당 2276.13원으로, 23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석유공사가 전국 유가 조사를 시작한 2008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200원대를 돌파한 후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는 역전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A업체는 2020년과 2021년 도내 학교 2곳과 각각 통학버스 계약을 맺었다. 당시 경윳값은 지금보다 1000원 싼 1200원대로 당시 시세에 맞춰 노선별 하루 운송료가 책정됐다.

업체 관계자 B씨는 "당시 계약된 운송료로 지금까지 그대로 차량을 운행하고 있고, 학기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게 아니다보니 다가오는 2학기에도 계약사항이 유지된다"며 "보통 2~3일에 한 번씩 주유를 해야 하는데 계약 당시에는 25만~30만원이 들었다면 지금은 50만~6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고 토로했다.

◇ "운행하면 손해인 노선도"…1년 단위 계약조건 조정 못해

운행 거리, 탑승객 수 등에 따라 노선별 하루 운송료는 각기 다르지만 유가가 오르면서 운행하면 오히려 손해인 노선들도 속속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제주도내 모 주유소의 유류가격 안내판. © 뉴스1

또 다른 업체 역시 새 학기 시작 전 L당 1300원대에 한 학교 학부모회와 통학버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기름값이 폭등하며 통학버스 운행 포기를 두고 저울질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총 8대가 노선에 투입되는데 계약 당시에 비해 버스 한 대당 발생하는 기름값 손해가 4만원 이상으로, 사실상 하루에 30만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어서다.

업체대표 C씨는 "기름값이 이대로 떨어지지 않으면 운행을 멈춰야 하는 건 아닌지 상당한 고민 중"이라며 "학부모들도 힘들고, 유가가 너무 올라 한꺼번에 그 금액을 다 올리는 것도 무리가 있다. 교육청에서 유류비가 내려갈 때까지 통학비 지원 등 방안을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는 입찰 당시 유류비와 물가변동 당시 유류비의 차액이 계약금액의 3% 이상일 경우 물가 변동분을 적용해 계약금액이 조정될 수 있다는 조달청 지침이 담긴 공문을 각 버스업체에 발송했으나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실효성은 없는 상태다.

전세버스 업체의 계약가 조정 문의에 일부 초등학교의 경우 긍정적인 의사를 표하기도 했지만, 대학이나 국제학교, 사기업 등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관리하는 통학버스의 경우 대개 1년 단위로 입찰을 거쳐 계약을 갱신하는데 계약 조건을 중간에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제주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출퇴근 버스 등 도내 정기 운행 버스 대부분이 손해를 보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며 "계약업체가 운송료 조정에 동의해주지 않으면 재계약이 쉽지 않아 아직까지 조정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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