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에 나란히 놓인 전화기 4대.. 김정은식 '전화 정치' 상징

이설 기자 2022. 6.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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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집무실 책상 위엔 4대의 전화기가 있다.

이번에 공개된 4대의 전화기는 북한이 작년부터 부각하고 있는 김 총비서의 '전화 정치'를 뜻하는 것응로 보인다.

당시 북한이 도 당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에서 공개한 김 총비서 집무실 사진에도 4대의 전화기가 놓여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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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도 간부에 바로 지시.. '일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 과시
지난 2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비서국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 앞에 놓인 전화기 4대가 포착됐다.(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집무실 책상 위엔 4대의 전화기가 있다. 각종 현안을 '직접 챙기는' 지도자의 이미지가 이 전화기를 통해 부각된다.

북한은 지난 27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김 총비서 책상에 나란히 한 줄로 놓인 전화기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확대회의 영상에서다.

북한 매체들의 김 총비서 관련 보도엔 최근 기조를 엿볼 수 있거나 북한이 지도자의 이미지 구축에서 중시하는 면을 파악할 수 있는 '힌트'가 숨어 있다. 이번에 공개된 4대의 전화기는 북한이 작년부터 부각하고 있는 김 총비서의 '전화 정치'를 뜻하는 것응로 보인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작년 11월 김 총비서가 같은 해 6~7월 장마철에 기상수문국 책임일꾼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날씨 변화 상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또 작년 6월6일엔 김 총비서가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내각의 책임일꾼에게 전화를 걸어 인민생활과 관련된 문제 해결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정 이후와 오전 3시 등 총 3차례 전화를 같은 간부에게 걸어 인민생활 관련 대책을 지시했다는 게 당시 신문의 보도 내용이었다.

이후 북한은 작년 6월7일 당 중앙위와 도 당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 11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15~18일 당 전원회의를 연이어 개최했다. 당시 북한이 도 당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에서 공개한 김 총비서 집무실 사진에도 4대의 전화기가 놓여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노동신문 보도는 김 총비서가 중요한 당 회의를 앞두고 특히 '인민생활'과 관련된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음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는 북한이 사회주의헌법에도 명시한 통치 기조 '인민대중제일주의'에 따라 김 총비서가 구사하는 애민주의 정치의 한 면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북한은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맞았다. 또 '장내성 전염병' 확산에 봄철 가뭄과 여름철 장마까지 다양한 '시련'을 겪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19차례 무력시위를 벌였지만 6월 들어선 1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 외엔 위협적인 군사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이달 들어 북한은 전원회의 1회, 비서국 회의 2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1회를 김 총비서 주재로 진행했다. 당 차원에서 열 수 있는 거의 모든 회의가 열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김 총비서의 '애민주의' 상징 중 하나로 활용된 4대의 전화기를 다시 부각해 공개한 건 현재 주민들의 민심을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동시에 간부들에게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이 가장 중점적을 두고 있는 부문들과 김 총비서의 집무실 책상 전화기가 '직통'으로 연결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비서국, 군부, 내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현안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총비서 집무실 책상 전화기에 대해 "회의 도중에도 군사 안보나 자연재해 같은 상황에 대해 바로바로 보고받는 '핫라인' 성격의 전화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김 총비서의 실용주의적인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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