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토서 '가치동맹' 강조 윤 대통령, 외교불안 해소해야

한겨레 2022. 6. 3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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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첫날 '친서방'과 중국과의 거리두기, 한·미·일 공조의 신호를 분명히 했다.

나토가 '중국의 구조적 도전'을 명시한 새 전략개념을 채택하는 이 정상회의에 한국이 참석한 것 자체로도 민감한 초점이 된 상황에서 한국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게 됐다.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정상 회동이 막판에 전격 성사된 것도 중국의 경계감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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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첫날 ‘친서방’과 중국과의 거리두기, 한·미·일 공조의 신호를 분명히 했다. 나토가 ‘중국의 구조적 도전’을 명시한 새 전략개념을 채택하는 이 정상회의에 한국이 참석한 것 자체로도 민감한 초점이 된 상황에서 한국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게 됐다.

29일(현지시각) 한·미·일 정상은 4년9개월 만에 만나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 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3개국 정상이 “당면한 지역 및 글로벌 문제 대응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 같은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사이 협력”을 강조하며 ‘가치동맹’을 부각한 것은 무거운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의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 목표 달성”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강조했다. 단순히 북핵 대응 공조를 넘어 3개국 군사협력이 미-중 신냉전 구도에서 미국을 뒷받침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확대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비공개로 한 연설에선 “한국-나토 협력 의제의 폭과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정상 회동이 막판에 전격 성사된 것도 중국의 경계감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1949년 소련에 맞서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으로 출범한 나토가 73년 만에 중국 견제에 나선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냉전 이후 가장 거대한 안보 지형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하기로 한 것은 상징적이다.

하지만 현실을 냉철하게 계산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한국은 직시해야 한다.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두고 이견이 존재한다. 한국도 중국과의 경제관계, 지정학적 위치,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신중한 외교를 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일정·성과에 집착하거나 요란하게 앞서 나가는 외교는 불안을 키울 뿐이다. ‘가치동맹’의 목소리를 높인 윤석열 대통령이 그로 인한 리스크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려의 시선 또한 많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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