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북 인정하면 보상" 민주당의 유족 매수 시도 사실인가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소각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는 29일 “민주당이 사건 발생 당시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했다. 당시 국회 국방위 간사였던 황희 의원 등이 이씨에게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며 이같이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황 의원이 “기금을 조성해서 해주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을 인정하라”고 했다며 구체적인 정황도 제시했다. 이 씨는 “저는 단호히 거절했다. 동생은 월북 안 했고, 그런 돈 필요 없고, 동생의 명예를 찾을 것이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그런 돈 없어도 내가 충분히 벌어서 조카들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청와대는 물론, 민주당까지 여권 전체가 ‘월북 몰이’에 나선 것이다. 특히 ‘월북 인정하면 돈 주겠다’는 것은 유족을 매수하려 한 2차 가해다. 공무원 아들은 민주당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대한민국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를 안다면 밝히지도 못하는 정황만으로 한 가족을 묻어버리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며 “어머니와 저는 한때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했고,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했다.
사건 당시 정황을 담은 특수 정보(SI)에는 ‘월북’이란 단어는 단 한 번 나온다고 한다. 현장의 북한 병사가 ‘월북했다고 합니다’라고 한 것이 전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받은 첫 보고도 ‘월북’ 아닌 ‘추락’으로 돼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씨 동료들은 모두 “월북 가능성이 없다”고 진술했다. 추운 바닷물에 들어가기 위한 방수복이 배에 그대로 있었다.
황 의원은 자신의 관련을 부인하며 “남북 간 민간인의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상징적 존재가 되지 않겠냐고 말한 적은 있어도 월북으로 인정하면 뭐 해준다고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북한군에 사살·소각된 사람이 어떻게, 무슨 이유로 ‘상징적 존재’가 될 수 있나. 민주당의 유족 매수 시도가 사실인지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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