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와 마주앉은 尹 "양국관계 발전시킬 파트너라 확신"
양국 단독회동은 무산됐지만
아태지역 안보를 위해 '맞손'
바이든, 완전한 비핵화 언급
尹, 나토정상회의 연설 통해
北도발 강력한 유감 뜻 표명
◆ 나토 정상회의 ◆
3국의 주요 의제는 역시 북한 문제였다. 한·미·일 정상은 일제히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실험 시도 징후와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이를 위해 3국의 협력체제 구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동일하게 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5년 만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역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3국이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북한 문제뿐 아니라 러시아도 언급하며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들 것이며 국제사회와 공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북한과 러시아, 중국을 모두 겨냥했다고 해석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면서도 "한·미·일 동맹의 억제력, 대응력 강화를 위해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해 자국 군사력 증강에 대한 발언을 덧붙였다.
다만 관심을 끌었던 한일 정상의 단독 만남은 결국 무산됐다. 한국은 윤 대통령 취임 후 11일 만인 지난 5월 21일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했기에, 이번 나토 정상회의 최대 관심사는 아직 성사되지 못한 일본과의 정상회담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다음달 참의원 선거라는 정치 이벤트를 눈앞에 두고 있어 한국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국 역시 위안부 합의 문제와 강제징용 보상 문제, 반도체 등 수출 통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나토 정상회의의 무대인 스페인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하고 정치적 합의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섣부르게 접근했다가 제대로 된 합의문을 내지 못할 경우 국내에서 직면할 각종 비난과 정치적 부담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다.
양국의 이 같은 기조 속에 양국 정상회담은 물론 약식회담(풀어사이드)도 무산됐다. 그러나 한·미·일 3국 정상회의와 이른바 AP4라 불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파트너국 4개국이 모이는 한·일·호주·뉴질랜드 정상 회동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수장은 짧은 시간 안에 '깊게는' 아니지만 '자주' 만나며 공식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기반을 일단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하루 전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스페인 국왕이 주최한 만찬에서 만나 약 4분간 대화를 나눴으며 "나와 참모들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윤 대통령)",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기시다 총리)"고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를 향해 "어제(28일) (스페인) 국왕 만찬에서 잠깐 대화를 나눴고, 오늘 상당 시간 AP4 회의를 하면서 제가 받은 인상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의 현안들을 풀어 가고 양국의 미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고 말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 열린 나토 정상회의의 메인 이벤트인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3분가량의 연설을 통해 북한 관련 메시지를 전 세계로 냈다. 각국 정상이 총출동한 다자외교 무대의 연설 데뷔전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회담 형식으로 외교무대에 섰고, 영상회의 형식으로는 다자무대에서도 연설한 적이 있지만, 실제 존재하는 무대 위에서의 연설은 취임 후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마드리드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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