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형 퍼터로 바꾸고 3~5m 거리 집중 연습"

최수현 기자 2022. 6.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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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 토크] 한국오픈 정상 차지 21세 김민규

“제가 잘 안 될 때는 미친 사람처럼 파고들며 연습하거든요.”

스물한 살 김민규는 지난 26일 치열한 연장전 끝에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뷔 이후 이 대회 전까지 준우승만 4번 했고, 올 시즌엔 8개 대회에 나서 5위 안에 4번 들었다. 한두 타 차로 우승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자, 그는 작지만 결정적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연구했다.

아시아드CC 부산오픈 개막을 이틀 앞둔 28일 부산에서 전화를 받은 그는 “마지막 날 퍼트가 승부를 가른다는 생각으로, 특히 중간 거리 퍼트 연습을 많이 했다”며 “퍼터도 이것저것 써보다가 일자형으로 결정하고, 나에게 맞게 각도를 조정해서 한국오픈에 들고 나갔다”고 했다. 또 코리안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전문 캐디를 고용했다.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노릴 땐 혼자 힘으로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제가 안 풀릴 때는 너무 공격적으로 경기해서 무모한 면이 있거든요. 경험 풍부한 캐디가 ‘일단 그린에 올려 퍼트로 승부하자’ 같은 조언을 옆에서 계속 차분하게 해주니, 저도 욕심 누르고 조금 더 기다리면서 경기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최근 자기 스윙의 ‘기준점’을 찾으면서 크게 성장했다. 16세 어린 나이에 프로 전향해 해외 투어를 거치며 벌써 프로 6년 차가 됐지만 “’내 스윙은 이런 거야’라는 정확한 틀이 없었다”고 했다. “잘될 때도 감으로 했을 뿐, 이게 왜 잘되는 건지 정확히 몰랐어요.” 자기 몸과 골프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오래 연습에 매달린 끝에 “하체 회전과 임팩트 동작을 어떻게 해야 샷 결과가 좋아지는지 나에게 맞는 포인트를 찾아냈다”고 했다.

김민규는 2020년 초까지 유럽 2부 투어에서 뛰다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국내 투어에 발을 들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딛고 14세 때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나, 아버지는 “자만하지 마라. 어차피 프로가 될 거면 빨리 나가서 부딪쳐보라”며 중학교 졸업 직후 김민규를 유럽으로 보냈다. 3부 투어에서 우승을 쌓아 2018년 2부 투어로 올라갔다. 유럽 각국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호주까지 오가는 고달픈 여정이었다.

2018년 유럽 2부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17세 64일)을 세웠지만, 이후로는 성적이 저조했다. “몸이 힘든 건 얼마든지 견디겠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돈 걱정도 되고, 그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그래도 쉽게 못 해볼 경험을 쌓은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해요.”

남자 골프 최다 우승 상금 4억5000만원은 “미래를 위해 전액 저축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현재 7억2489만원을 쌓아 코리안투어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투어 최초로 한 시즌 상금 8억원 돌파를 노린다. 어린 나이에 넓은 세상을 온몸으로 겪은 그는 늘 더 큰 목표를 바라본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나갔다가 1타 차로 예선 탈락했다. 오는 9월 다시 도전한다.

“한국오픈이라는 큰 대회 우승으로 진짜 도전을 시작할 발판을 마련했어요. 저의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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