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자유·평화, 국제 연대로만 보장" 나토 무대 첫 연설

유정인 기자 2022. 6. 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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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인권 수호에 앞장" 가치·규범의 연대 강조도
북핵 문제 놓고는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지속적 협력' 당부
악수 나누는 한·네덜란드 정상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의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에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한국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나토가 설립된 지 74년 됐는데 그동안 정치·군사적인 안보에서 공급망을 포함한 경제 안보와 포괄적인 안보로 안보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특정 지역의 역내 안보 상황이 전 세계적인 파급을 주기 때문에 특정지역의 동맹만으로는 안보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갖게 됐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그런 인식을 더욱 확장시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같은 AP4(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4개국)가 나토에 참석하게 된 것도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나토 간에 긴밀한 상호협력이 중요한 때가 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가치와 규범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의 수호에 적극 앞장설 것을 천명하러 여기에 온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세계 정세와 경제 여건이 급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에서 가치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끼리 힘을 모으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2006년 시작된 한국과 나토의 협력 의제의 폭과 범위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세계 경제와 안보의 불확실성이 심화한 만큼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나토 동맹국, 파트너국들과 비전통 신흥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도모하는 데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가치와 규범의 연대’를 강조한 윤 대통령의 연설은 나토의 반중·반러 기조와 맥락이 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 한국 등 아·태 지역 파트너국을 초청한 것도 러시아·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을 나토를 넘어 아·태 지역까지 확장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대중국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내진 않지만, 이 같은 나토 움직임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취재진이 중국 반발에 대해 묻자 “특정국가를 거명하기보다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나토 국가들과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연대해서 만들어가야 된다는 차원에 나토 회의 참석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중국 문제에) 한국이 직접적으로 답해야 될 사항은 없지만 (중국으로 인한) 똑같은 딜레마와 모순이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존재하고, 유럽에도 존재한다”면서 “유럽의 주요 국가들과 한국이 앞으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협력할지 하는 전략적인 교감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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