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대통령기록물 봉인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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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월북'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군은 2020년 9월 24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정보분석 결과 실종자가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고려해 자진 월북을 시도했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티로폼 부유물이 월북 정황 증거의 하나로 포함된 것이다.
널린 게 스티로폼 부유물인데 마치 월북을 염두에 두고 부유물을 이용했다는 식의 판단은 확대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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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부유물 이용'도 확대해석
文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고려'
누군가 '월북몰이' 개입 가능성
그때는 ‘월북’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도대체 진실은 뭘까. 국민들만 우롱하는 것 아닌가. 꼭 20년 전인 2002년 7월 초다. 제2연평해전(서해교전)이 터지고 난 직후다. 교전 현장을 둘러보는 해군 고속정에 탑승했다. 충돌의 포성은 가셨지만 ‘화약고’ 북방한계선(NLL) 일대는 서늘한 기운이 여전했다. 고속정 정박기지를 떠난 지 채 몇 분 지나지 않아 온통 바다를 가득 메운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들과 마주했다. 이내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진다. 고속정이 곁을 지나는데 위태위태해 보인다. 해군은 “함정 스크루에 부표나 그물이 감기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했다. 연평도 서쪽 해변에서는 파도에 떠밀려 온 그물과 밧줄, 스티로폼 부표, 폐목재 등이 목격됐다. 곳곳에 부서진 채 나뒹구는 부표 중에는 드럼통만 한 것도 있었다. 주민들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고 했다. 지금은 더 심해졌다.
의혹은 꼬리를 문다. 이씨 피살 상황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공유된 것은 1시간30분 정도가 지난 22일 오후 11시에서 자정 무렵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관련 내용을 다음 날인 23일 오후 1시30분 언론 브리핑에서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불태운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씨의 생사에 대해선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며 발뺌했다. 공교롭게도 피격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새벽(9월23일 오전 1시30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비대면 유엔총회 연설을 시작했다. 내용은 종전선언에 방점이 찍혔다. 이런 와중에 북측이 한국의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웠으니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궁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이씨 피격 직전 대통령 최초 서면 보고(9월22일 오후6시30분) 내용이 ‘추락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있었고, 북측 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발견됐다’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누군가 중간에 개입해 ‘월북몰이’를 했을 개연성이 높아진다. 가뜩이나 2019년 11월 2일 동해상에서 오징어잡이 어선을 타고 남측으로 귀순한 북한 어민 2명을 ‘동료 선원 16명을 죽인 살인범’이라고 몰아 판문점을 통해 북송했던, 상식 밖의 정부가 아니던가. 진실 규명을 미뤄선 안 된다. 전 정부가 떳떳하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한 관련 자료의 봉인 해제에 협조해야 한다. 문 전 대통령도 앞으로 15년 동안 의혹에 시달리며 살아갈 순 없잖은가.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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