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벗, 내일은 적..라마스의 서글픈 운명
삶이란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오늘의 벗이 내일의 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라마스(28)도 그랬다. 대구FC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그가 이젠 달구벌을 밟을 때마다 원망어린 눈초리 속에 눈칫밥을 먹을지도 몰라서다.
라마스의 복잡한 속내는 29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흘린 눈물에서 잘 드러났다.
팀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라마스가 눈물을 흘린 것은 이날 경기가 자신의 마지막 무대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대구 유니폼을 입은 그는 30일 계약이 만료돼 자유의 몸이 된다. 재계약과 새로운 도전 속에 번민하던 라마스는 후자 쪽으로 기운 상태다.
라마스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대구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날 사랑해줬던 팬들이 떠올라 슬픈 감정이 솟구쳤다”고 말했다.
라마스의 서글픈 운명은 그가 대구 유니폼을 벗자마자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원하는 수원FC가 라마스를 낙점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수원FC가 7월 3일 대구 원정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라마스는 곧바로 대구의 적으로 변할 수도 있는 셈이다.
대구 가마 감독은 “소문은 소문에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라마스가 당장 수원FC에서 우리의 적으로 나타나면 정말 이상할 것 같다. 수원FC로 가더라도 우리와 첫 경기에 뛰지 않기만 바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가마 감독의 바람과 달리 라마스는 수원FC 이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라마스는 “소문은 사실”이라면서 “에이전트를 통해 수원FC가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 사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라마스는 대구와 인연이 적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대구와 좋은 감정을 가지고 떠난 것처럼 언젠가 다시 대구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라마스는 “축구라는 게 돌고 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대구에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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