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총리 "바이든에 감사".. 美가 튀르키예 설득했나

김태훈 2022. 6. 29. 2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튀르키예(터키)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가입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지지로 돌아선 배경에 국제사회 이목이 쏠린다.

다만 오랫동안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갈망해 온 덴마크 총리의 입에서 "특히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발언이 나온 만큼 이번 협상 타결이 미 행정부의 작품이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반대해 온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하루 전 입장 바꿔 "지지한다"
美와 F-16 현대화 등 놓고서 '이면 합의' 한 듯
2016년 튀르키예를 방문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왼쪽)이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난 모습. AP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가입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지지로 돌아선 배경에 국제사회 이목이 쏠린다. ‘미국이 튀르키예 측에 모종의 타협책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튀르키예·핀란드·스웨덴 3국의 극적인 협상 타결 배후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이 된다는 멋진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전날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중재자로 나선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까지 포함해 4자 회동을 갖고 ‘튀르키예는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튀르크예는 그간 자국 내 반(反)정부 테러리스트 집단을 핀란드·스웨덴이 옹호해왔다는 점, 두 나라가 자국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양국의 나토 가입에 반대해왔다. 그런데 이날부터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왼쪽)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오른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레데릭센 총리 SNS 캡처
일각에선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의 중재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프레데릭센 총리의 평가는 달랐다. 그는 모든 공을 미국에 돌리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튀르키예를 설득해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도록 만든 장본인은 핀란드·스웨덴 양국 정부도, 나토도 아닌 바로 미국 정부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그린란드 문제 등으로 미국과 극심한 갈등을 겪은 프레데릭센 총리는 평소 바이든 행정부에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그린란드를 미국에 팔아라”고 압력을 행사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통해 “미국은 그린란드를 구입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명확히 밝혀 덴마크·미국 간 불화 요인을 제거해 버렸다.

이를 두고 겉으로는 튀르키예·핀란드·스웨덴·나토 4자 회동에서 합의가 도출된 듯하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튀르키예 간의 ‘이면’ 협상이 정말 중요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튀르키예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대가로 미국에 F-16 전투기 현대화를 요구했으며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튀르키예는 애초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하려 했으나 미 행정부 및 의회 반대로 무산되자 대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F-16 전투기의 개량을 추진하고 나섰는데 이번에 미국의 양해를 얻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한테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F-16 전투기의 현대화 및 추가 도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의 이면 합의설에 대해 미국과 튀르키예는 물론 핀란드·스웨덴 정부도 ‘확인 불가’ 입장을 고수 중이다. 다만 오랫동안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갈망해 온 덴마크 총리의 입에서 “특히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발언이 나온 만큼 이번 협상 타결이 미 행정부의 작품이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