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유지됐지만..진짜 뇌관은 '다단계 하도급'

윤경재 2022. 6. 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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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올해 말 끝나기로 돼 있던 안전운임제가 일단 유지되게 됐습니다.

하지만 물류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어떤 제도를 마련해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다단계 하도급 실태가 어떤지, 또 대안은 무엇인지, 화물 운송 과정을 동행하며 취재했습니다.

심층기획팀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14t 화물 트럭을 모는 23년 무사고 경력의 정충훈 기사.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 이른바 1군 운송업체 소속입니다.

오늘의 임무는 오후 2시 창원에서 전자제품을 싣고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까지 가는 겁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이 걱정입니다.

[정충훈/화물트럭 기사 : "빈 차로 오면 남는 게 없거든요. 거기에서 또 물량을 받아서 와야 하는데, 거기에서 자고 밥 사 먹고 집에 못 들어가면 손해니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름값 수준인) 30만 원, 25만 원이 돼도 내려오려고 하다 보니까 운송료가 차이가 크게 나는 거죠."]

화물의 주인인 수출입 대기업, 화주는 중개업체를 통해 1군 운송업체에 화물 운송을 맡깁니다.

이때 1군 업체가 감당할 수 없는 양의 화물은 2군 업체에 하도급되고, 2군에서 다시 3, 4, 5군 업체로까지 내려갑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업체들이 하도급을 주면서 챙기는 거간비, 이른바 주선 수수료의 상한선이나 기준이 없다는 겁니다.

각 단계별 업체가 많게는 20% 넘는 수수료를 챙기면서 정작 화물 운송 기사는 화물 원가의 60~70%만 받게 됩니다.

30년 경력의 트레일러 기사 옥희흥 씨.

부산신항에서 빈 컨테이너를 싣고 충남 금산의 한 타이어 제조공장으로 가 수출용 타이어를 싣고 오면 61만 원을 받습니다.

화주인 타이어 회사가 지급하는 운송 원가 69만 원에서 1군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 12.8%만 빠진 겁니다.

기름값과 연동해 운송비를 책정하는 안전운임제를 적용받아 화물원가의 80% 후반의 일관적인 운임료를 받고 있습니다.

[옥희흥/트레일러 기사 : "(안전운임제 전에는) 운송사가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었죠. 저가 경쟁이 사실 많았죠. 운송료가 10만 원에 계약돼 움직이는 회사가 있었다면 그다음 날 B라는 회사가 9만 5천 원에 가겠다면 바로 넘어갑니다."]

안전운임제는 정부와 화주 등이 협의해 석 달에 한 차례씩 기름값과 연동한 운송비를 정합니다.

최저임금제처럼 기사가 받는 최소한의 운임료가 책정되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업체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도 공개됩니다.

여러 업체가 하도급을 하더라도 정해진 수수료 안에서 나눠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수료를 무한정 받을 수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도급 단계는 줄어들게 되는데요.

한국교통연구원 연구 결과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가격 입찰을 통한 운송 계약이 줄었고, 다단계 운송 거래도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원준/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안전운임제 아래서는 화주가 직접 배송을 담당하는 사람한테 줄 돈이 확정되거든요. 운송업자들 사이에서 여러 층에 걸쳤던 하도급이 확 줄어들게 되죠."]

국토교통부는 하도급을 축소하는 안전운임제의 산업 구조 개선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박재희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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