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는 거포 '폭발력'..안 맞는 괴물 '제구력'
KT 박병호 ‘역대 최고령 홈런왕’ 정조준…키움 이정후 등 추격에 주목
키움 안우진·SSG 김광현·KT 고영표 등 ‘짠물투’로 최소 피홈런 경쟁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야구의 꽃’ 홈런을 둘러싼 갖가지 이야깃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예상을 깨고 연일 손맛을 보며 새 역사에 도전하는 ‘국민 거포’가 주목받고, 홈런을 단 1개만 내준 ‘괴물 투수’도 돋보인다.
지난 28일 기준 홈런 1위를 달리는 주인공은 KT 거포 박병호(36)다. 70경기에서 홈런 23개를 쏘아올렸다. 14개로 2위에 올라 있는 키움 이정후, LG 김현수와도 차이가 크다.
지난 2년간 성적이 급락해 나이는 이길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보란듯이 폭발적인 장타력을 과시 중이다. 박병호는 지난 21일 수원 NC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추가하며 리그 최초 ‘9시즌 연속 20홈런’ 대기록을 썼다. 25일부터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해 역대 5번째로 통산 3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후반기에도 맹타를 휘두른다면 리그 최초의 6번째 홈런왕 타이틀과 역대 최고령 홈런왕을 넘볼 수 있다.
홈런 2위인 이정후와 김현수는 그간 ‘홈런 타자’와 거리가 멀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준다. 둘 다 정확한 타격 능력으로 안타를 양산하는 중거리 타자로 분류돼 왔지만 올해는 홈런 페이스가 매섭다. 특히 이정후는 벌써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20년 15홈런)에 다가섰다. 스스로를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다. 정교함과 선구안, 클러치 능력, 외야 수비력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흠잡을 데 없는 완성형 선수로 성장했다.
기존에도 거포로 통한 두산 김재환과 삼성 오재일, 삼성 외인타자 호세 피렐라가 공동 4위(12개)로 쫓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 중 하나인 SSG 최정은 아직 10개에 그쳐 팀 동료 한유섬, NC 닉 마티니, 롯데 안치홍, KIA 나성범과 공동 11위에 머물고 있다.
타석의 반대쪽인 마운드에서 바라보면 홈런은 결고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6명 가운데 최소 피홈런 1위는 키움의 토종 에이스 안우진이다. 14경기에서 88.1이닝을 소화하며 홈런을 단 1개만 허용했다. 안우진에게 유일한 홈런을 친 타자는 오재일(5월31일)이다. 안우진은 28일까지 탈삼진 2위(98개), 다승 공동 3위(8승), 평균자책 4위(2.34)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최소 피홈런 2위에는 2개를 허용한 SSG 김광현과 KT 고영표가 올라 있다. 평균자책 1위(1.43)에 빛나는 김광현을 상대로 홈런을 쳐낸 타자는 키움 신인 박찬혁(4월21일)과 LG 오지환(5월20일)이다. 고영표를 울린 홈런은 SSG 한유섬(4월6일)과 키움 야시엘 푸이그(5월13일)의 손에서 나왔다. KT 소형준과 삼성 앨버트 수아레즈가 홈런 3개를 맞아 공동 4위를 달린다.
지난해 신인왕 출신인 KIA 이의리는 11개의 홈런을 맞았는데 3개가 이정후 몫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이의리를 맞아 11타수 4안타(3홈런) 9타점을 챙겨 천적으로 떠올랐다. 이의리에겐 72경기 동안 단 14개만 나온 이정후의 삼진 가운데 하나를 잡았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된다. 최다 피홈런은 올시즌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 백정현이 기록 중이다. 12경기 64.1이닝을 소화하며 16개나 내줬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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