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클린테크' 분야에 2조 투자..친환경 사업 키운다
바이오 플라스틱·폐배터리 활용·탄소 저감 등 집중 육성 전략
LG화학 수소 연료 공장 건립 포함…하반기 사업 구체화 계획
LG그룹이 바이오 플라스틱·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기술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클린테크’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이 최근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는 전략 보고회에서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LG그룹은 향후 5년간 클린테크 분야에만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클린테크는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낮추는 기술을 일컫는 용어다. LG그룹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규제가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고객사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이 밝힌 투자 세부 내용을 보면 LG화학은 미국 곡물기업인 AD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t 규모의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PLA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글루코스를 발효·정제해 얻은 락트산(젖산)으로 만든 플라스틱이다.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 등에 의해 수개월 내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LG화학은 글루코스 생산과 발효 기술을 갖고 있는 ADM에서 PLA의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PLA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PLA 등 글로벌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1년 12조원에서 연평균 23% 성장해 2026년에는 34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안에는 LG화학의 수소연료 생산공장 건설 계획도 담겼다. LG화학은 2024년 2분기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 사업장에 연간 5만t 규모의 수소연료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나프타 분해시설(NCC) 공장의 열원으로 쓰이는 메탄을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로 바꾼 후 이를 연료로 사용하면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다고 LG그룹은 설명했다.
폐배터리에서 나온 황산니켈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내용도 투자안에 포함됐다. 이를 위해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로부터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LG그룹은 올 하반기에 중장기 탄소감축 전략, 해외 탄소감축 사업 개발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ESG) 중심 경영의 방향성, 추진 전략, 성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올 3분기에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29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구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있는 LG화학 R&D연구소를 찾아 생분해성 플라스틱·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 현황 등을 살피고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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