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에이스와 미래 에이스의 명품 투수전..이번엔 안우진이 웃었다

키움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안우진(23)이 리그 최고 에이스 KIA 양현종(34)과 명품 투수전을 벌이며 ‘미래 에이스’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안우진은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공 108개를 던져 삼진 7개를 잡고 2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로 1-0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양현종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6이닝 동안 4실점하며 패전의 쓴맛을 봤지만 이번엔 밀리지 않았다. 시즌 9승을 수확한 안우진은 지난해 8승을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프로 5년차인 안우진은 평균자책 2.17 등 리그 최고 선발 수준의 기록을 이어가며 키움의 에이스로 성장 중이다. 평균 시속 153㎞대 빠른 직구로 타자들을 압도한다. 다만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위기를 버티지 못한 채 적지 않게 실점하는 경기도 종종 있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길지 않은 만큼 노하우를 쌓아가는 단계다. 대선배 양현종과의 지난 맞대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법 등 에이스가 갖춰야 할 경쟁력이 무엇인지 눈앞에서 확인했다.

안우진은 이번 경기에서 한층 개선된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7회초까지 0-0 팽팽한 균형이 깨지지 않을 정도로 대선배와 팽팽하게 맞섰다. 4회초 선두타자 이창진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초구 뜬공, 나성범을 유격수 땅볼로 차분히 돌려세우고 황대인을 삼진 처리했다. 5회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맞은 1사 1·2루 위기에서도 두 타자를 뜬공과 삼진으로 막았다. 6~7회를 삼자범퇴로 끝내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KIA 양현종. 연합뉴스

양현종은 후배 앞에서 다시 한 번 에이스의 위엄을 보여줬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공 102개를 던지며 5안타 2사사구 9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 2사 1·2루, 4회 1사 1·2루 위기에 몰리고도 베테랑답게 잘 빠져나갔다. 3회말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도중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지만 끝까지 역할을 해냈다. 지난 맞대결에선 강습타구에 정강이를 맞고도 6이닝을 소화했다.

7회말 키움 타선이 양현종에게 뽑아낸 1점이 이날 승부를 갈랐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고 김수환의 희생번트로 2루를 밟았다. 김웅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지영이 우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려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키움 불펜 김재웅과 문성현이 1이닝씩 실점 없이 막아 승리를 지켰다. 4연승을 달린 키움은 리그 2위 자리를 지켰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