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 공유 3국 협력 강조.. 한·일 관계개선 '물꼬' [나토 정상회의]

이현미 2022. 6. 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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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윤 대통령은 대미 중심의 외교 노선을 천명하며 취임 11일 만에 국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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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4년9개월 만에 정상회담
'지소미아' 정상화.. 韓·日 '훈풍' 기대
美 중재로 최악 피했지만 유명무실
北 도발에도 한·일 정보협력 제한
중·러 블록화 경쟁 맞서 진영 결속
바이든 의지 강해 정상회담 성사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드리드=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이날 회담은 2017년 유엔총회를 계기로 마련됐던 3개국 정상회담 이후 4년 9개월 만에 열렸다. 나토 정상회의 직전 약 25분간 짧게 면담하며 사실상 상견례 성격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상징적 의미는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여분간 통역 과정을 거쳐 소통하는 만큼 심도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북핵 대응 공조와 세 나라의 관계 개선, 협력 강화에 대한 정상들의 의지를 확인하는 성격의 자리였다.
마크롱과 손 맞잡은 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손을 잡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
이 같은 3국 정상들의 협력 의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를 포함한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소미아는 2019년 7월 일본 기업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응해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폐기 직전까지 갔다. 문재인정부의 지소미아 폐기 방침에 미국이 중재에 나서 가까스로 폐기는 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로 남아있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일의 정보협력이 극도로 제한돼 있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지소미아 정상화 방침을 내세우며 일본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해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최근 한·미 외교 장관 회담을 가진 뒤 지소미아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과거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중재에 나섰던 미국이 이번에도 한·일 관계 개선 과정에 개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도 자신을 “(한·일이라는) 부부관계를 복원시키는 ‘이혼 상담사’(divorce counsellor)”라고 부르며 한·미·일 3국 동맹 강화에 힘썼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의 관계 회복은 중국·러시아의 블록화 경쟁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진영 결속에 나선 미국에도 중요한 문제다.
스페인 국왕 부부와 인사 28일(현지시간)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가 마드리드 왕궁에서 주최한 환영 갈라 만찬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레티시아 오르티스 로카솔라노 왕비와 악수하고 있다.
마드리드=EPA연합뉴스
한·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동맹 수준을 격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미 중심의 외교 노선을 천명하며 취임 11일 만에 국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치렀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성격의 경제협력체인 아시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화하며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한국의 노선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미국도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일종의 강력한 ‘핵우산’을 약속했다. 특히 미국이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방어 역량을 동원하겠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포함하며 처음으로 ‘핵’을 명시했다.

한국과 일본은 오는 7월 초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난 이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 정리에 나서는 등 관계 회복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외교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오는 7월 초 일본 참의원 선거가 있어 이번 순방 기간 한·일 정상의 양자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대신 지난 28일 스페인 국왕 부부가 주재하는 만찬에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덕담을 건네며 양 정상은 관계 회복 의지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와 스페인 국왕 주재 만찬에서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한·일이 양국의 미래 공동 이익을 위해 현안을 풀어가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함께할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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